하나의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까지 이를 만들기 위한 이들의 땀과 수고 노력들이 들어갑니다. 완성된 작품에서는 미처 볼 수 없었던 이들의 노력과 고충, 혹은 촬영장에 있었던 다양한 에피소드 등 TV를 통해 들려주지 못했던 TV 속 다양한 뒷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오는 5일 1000회를 맞는다. 1992년 3월31일 첫 방송 이후로 23년간 꾸준하게 이어온 1000개 에피소드 중 가장 인상적인 에피소드 베스트3는 무엇이었을까. 초대 MC 문성근부터 정진영, 김상중이 꼽은 3개의 사건을 살펴봤다.
◇ 문성근 장준하 선생 의문사 사건” (1993년, 2012년 방송)
문성근이 꼽은 고 장준하 선생 사건 에피소드에서는 1975년 8월 경기도 포천 소재 약사봉에서 등산 도중 실족·추락사한 그의 죽음에 관한 숱한 의혹들을 다뤘다.
1970년대 유신 체제에 강렬하게 저항해 한때 ‘재야의 대통령으로 불렸던 고 장준하 선생은 ‘사인이 추락사냐, 실족을 가장한 타살이냐를 둘러싸고 큰 논란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이유인즉슨, 추락사로 보기에 시신이 너무나도 온전한 상태였기 때문. 당시 부검이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사망 경위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2012년 방송분에서 25인의 전문가 자문을 바탕으로 고인의 사인을 밝혀내는 데에 총력을 다했다. 또한 등산 당시 유일한 동행자이자 목격자인 김용환 씨의 진술을 재검토하며 그의 죽음에 대한 가려진 진실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었다. 방송은 장준하 선생이 정원형의 둔기에 머리를 맞은 뒤 추락사로 보이도록 죽음이 조작됐다는 뜻을 암시해 사회를 뜨겁게 달궜다.
사진=SBS
◇ 정진영 김선일 피랍·피살 사건”(2004년 방송)
정진영은 지난 2004년 이라크에서 납치됐다가 피살된 고 김선일 씨의 사건을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 언급했다.
고 김선일 피랍·피살 사건은 이라크 주재 가나무역에서 근무하던 김선일 씨가 수니파 이슬람주의 무장세력(JTJ)에게 피랍된 지 사흘 만에 참수당하며 전국민을 경악케 한 일이다.
당시 한국은 이라크에 전투병력 추가 파병을 결정했고, JTJ는 알자지라방송을 통해 인질로 잡힌 김선일 씨 영상을 공개하며 이 결정의 철회를 요구했다. 그러나 JTJ는 영상 공개 하루 만에 그를 살해했고, 국민들의 분노는 JTJ뿐만 아니라 무능한 외교부에까지 뻗치며 강도 높은 비판들이 쏟아졌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김선일 씨의 참수는 막을 수 없었는가라는 부제 아래 이라크의 전시 상황과 고인의 피랍과 피살까지 과정을 추적했다. 또한 함께 납치됐다가 풀려난 일본인 인질 사례를 비교하며 일본 정부와 우리 정보의 외교력 차이점도 짚어냈다. 이 방송으로 재외공관원의 도덕성과 외교부의 대처 능력 부족을 성토하며 시민들의 분노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사진=SBS
◇ 김상중 세월호 침몰 사고” (2014년 방송)
김상중은 지난해 4월 전국을 슬픔과 분노로 물들였던 세월호 침몰 사고를 가장 뼈아픈 에피소드로 지목했다.
이 사건은 전남 진도군 해상에서 안산단원고등학교 학생 등 475명을 실은 청해진해운 소속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수많은 사상자를 낸 최악의 선박사고다. 당시 정부는 탑승객 파악도 제대로 못해 사고 직후 전원 구조”라는 잘못된 발표를 냈고, 이후 사망자 295명과 실종자 9명 등 자세한 피해 상황이 확인되면서 국민의 불신을 샀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사고 10일 만에 특집 방송을 준비하고 세월호 항적 기록과 정부의 재난대응시스템 등을 분석해 감춰진 진실을 파헤쳤다. 그러나 방송 직전까지 제작에 있어 진통을 겪으며 이 땅에 ‘언론의 자유가 정착되지 않았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SBS PD 협회는 제작본부장으로부터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민한 상황에서 세월호 관련 방송을 할 경우 부적절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이유로 제작 중단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고, 제작을 담당한 배정훈 PD는 인터뷰와 자문을 약속한 전문가들이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이런 악재를 뚫고 전파를 탄 세월호 편은 본방송 6.5%, 재방송 8.3%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당시 방송프로그램 몰입도 1위까지 차지하며 탐사보도프로그램으로서 그 존재감을 자랑했다.
한편 ‘그것이 알고싶다는 1000회 특집으로 1부 ‘담장 위를 걷는 특권, 2부 ‘사장님을 위한 비밀 매뉴얼, 3부 ‘돈가방 미스터리-반칙의 공모자들 등을 준비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