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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피케이: 별에서 온 얼간이`, 손에 꼽아야 할 대박 인도영화
입력 2015-09-03 13:56 
신, 맹목적인 믿음을 풍자하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영화 '피케이: 별에서 온 얼간이'(이하 피케이)는 지구를 탐사하러 온 외계인(아미르 칸)이 벌거벗은 몸으로 배회하다 목에 걸고 있던 우주선 리모컨을 도둑맞고, 이를 찾으러 다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리모컨을 찾아다니는 이 외계인은 인도의 행동과 습성을 모르니 기인한 행동을 여러 차례 하고, 사람들로부터 피케이(술취한 놈이라는 뜻)라고 불린다. 그들은 또 리모컨을 찾는 그에게 "나는 신이 아니니 신에게 답을 구하라"는 조언을 한다. 피케이는 신을 찾아 나서지만 신이 좀 많은가. 어떤 신을 찾아야 할 지부터가 막막하다. 그러다 방송국 기자 자구(아누쉬카 샤르마)를 만나면서 집에 돌아갈 희망이 생긴다.
'피케이'는 피케이가 된 외계인과 자구를 통해 남녀의 사랑과 신(神)에 관해 이야기한다. 신이라는 존재에 거부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종교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을 지구에 온 외계인의 시각으로 재기발랄하게 풀어 이해하기 쉽다. 신에게 기도해도 소원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을 다른 신에게 "잘못 건 전화"라고 이야기하는 발상 등 독특한 점이 많다. 유치한 듯 유치하지 않다.
또 유쾌한 전개 방식이 계속 웃음과 함께, 깨달음도 전한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인간을 만든 신을 믿지 않고, 공포와 불안감에 휩싸여 인간이 만든 신을 믿는다는 단순하지만 믿기는 쉽지 않은 진실이 가슴에 와 닿는다. 방송국 기자 자구가 과거 벨기에에서 유학하면서 보냈던 사랑을 종교 간 대립의 양념과 후반부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해 쓴 것도 매력적이다.

인도 영화의 특성인 노래와 율동이 보는 맛도 더한다. 영화 줄거리와 연결되면서 함께하는 장면들이 어깨를 들썩이게 하고 흥얼거리게 한다.
'얼간이'라고 제목 붙이긴 했지만 이런 친구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게 한다.
발리우드 열풍을 몰았던 '세 얼간이'의 라지쿠마르 히라니 감독의 신작이다. 지난해 12월 개봉해 인도 역대 최고 흥행작에 이름을 올렸다. 129분. 15세 관람가. 3일 개봉.
jeigu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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