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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승’ 양현종의 복귀 투구, 얼마나 만족스러웠나
입력 2015-09-03 06:01  | 수정 2015-09-03 13:42
양현종은 지난 2일 청주 한화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시즌 13승째를 거뒀다. 그리고 KIA의 6연패 사슬을 끊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청주) 이상철 기자] 호랑이군단의 ‘에이스 양현종(27·KIA)이 지난 2일 건강하게 돌아왔다.
결과는 일단 합격. 개인 시즌 13승 수확과 함께 7연패 위기에 처한 KIA를 구했다. KIA는 기사회생, 57승 61패를 기록했다. 5위 한화(58승 62패)에 승차 없이 추격했다. 연패 스토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이번에도 믿고 보는 양현종이었다. 김기태 감독은 양현종을 비롯한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연패를 끊으려는 의지가 강했다”라고 호평했다.
내용은 어떨까. 양현종은 5이닝 동안 19명의 타자를 상대했다. 피홈런 포함 피안타는 5개. 1회부터 4사구 2개를 내주며 곤욕을 치렀다. 제구 난조를 보이기도 했다.
3회에는 실점. 선두타자 권용관에게 홈런을 맞더니 정근우-이용규-김경언에게 3타자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실점은 1점에서 2점으로 늘었다. 계속된 위기에서 3루수 이범호가 김태균의 땅볼을 더블 플레이로 처리하면서 숨을 고를 수 있었다.
이후부터는 탈삼진 퍼레이드. 아웃카운트 7개 중 5개를 삼진으로 잡았다. 양현종의 공격적인 투구에 한화 타자들은 방망이를 헛돌렸다. 7탈삼진은 지난 7월 23일 대구 삼성전 이후 41일 만이다.
양현종은 내가 특별히 한 건 없다. 오히려 많은 이닝을 책임지지 못해 불펜 투수들이 더욱 고생을 많이 했다. 그래서 미안하고 고맙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양현종은 한화의 기를 확실히 눌렀다. 하루 전날까지 기세등등했던 한화 타선은 양현종이라는 거대한 산 앞에 막혔다. 악명 높은 청주쿠어스필드에서 양현종은 실점을 최대한 줄였다.

그 점에 이대진 투수코치는 만족스러워했다. 이 코치는 전반적으로 괜찮았다. 예전과 비교해 크게 다른 게 없었다”라고 전했다.
양현종은 이날이 ‘부상 복귀 무대에 가까웠다. 지난달 28일 수원 kt전에서 3회 오정복의 타구에 왼 손목 윗부분을 맞았기 때문. 빠른 회복세였다 해도 실전과 연습은 다르다. 그러나 다르지 않은 투구를 펼친 양현종이었다.
양현종은 속구(60구), 슬라이더(20구), 체인지업(23구) 등 세 가지 구종을 던졌다. 최고 구속은 146km. 굉장히 빠른 공은 아니다. 그러나 묵직했다. 공 1개에 온힘을 실었다. 또한, 볼 배합이 절묘했다. 그리고 4회 2사 1,2루에서 이용규와 접전 끝에 예리한 각의 변화구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양현종이 포효할 만한 순간.
양현종은 미안해했다. 투구 이닝 때문. 양현종은 딱 5회까지 책임졌다. 그때까지 투구수는 103개. 이전 등판을 고려하면, 1이닝 정도를 더 책임질 수 있었으나 KIA의 코칭스태프 판단은 ‘이른 교체였다.
이날 양현종의 투구 중 가장 불만족스러운 부분이다. 몸 상태는 이상이 없다. 스스로 밝혔듯 왼팔도 괜찮다. 그러나 꽤 많은 공을 던졌다. 양현종이 5이닝 투구가 처음은 아니지만, 최근 부하가 따른 불펜이기에 부담을 덜어주지 못했다.
양현종은 2회까지 34개의 공을 던졌다.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3회 33개에 이어 4회 26개를 기록했다. 이미 4회까지 투구수가 93개였다. 5회를 공 10개로 삼자범퇴 처리한 게 그나마 다행스러울 정도. 이 코치는 투구수가 좀 많았다”라고 지적했다.
나름 이유는 있었다. 이날 경기가 열린 곳은 청주구장이다. 친타자 성향의 구장(2015시즌 5경기 17홈런)이다. 2일 경기에서도 홈런 2개가 터졌다. 안타도 두 팀 합쳐 22개가 기록됐다. 이 홈런공장에서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던 양현종이었다. 그 긴장감이 초반 제구에 영향을 줬다는 게 이 코치의 분석이다.
그 면에서 양현종은 잘 해줬다. 피안타 5개 중 장타는 딱 1개였다. 권용관의 비거리 115m 홈런이다. 다른 4개는 모두 단타였다. 청주구장의 특성을 고려하면, 양현종의 주의 깊은 투구가 효과를 봤다는 것이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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