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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끼+노력+즐거움’= 만능 엔터테이너 임창정
입력 2015-09-02 09:46 
디자인=이주영
[MBN스타 김진선 기자] 어떤 것에 꽂히면 꼭 그것을 해야 한다. ‘어느 정도 잘 한다가 아니라, 정말 월등하게 잘 해야 한다. 나도 손도 있고 다 있는데 못할 게 뭐가 있나, 라는 생각이다. 당구, 골프도 그렇고 피아노도 배워 본 적이 없다. 피아노는 한 달 정도 방안에서 피아노만 쳤단다. 꽂히면 끝장을 봐야하는 성격이다.”

배우 임창정에게는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배우라는 이름도, 가수라는 이름도, 예능인이라는 이름도 모두 낯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임창정이 ‘치외법권으로 관객들을 찾았다. ‘치외법권은 범인만 봤다 하면 일단 패고 보는, 분노 조절 장애를 가진 정진(임창정 분)과 성 충동 조절 장애를 가진 형사 유민(최다니엘 분)이 법 위에 군림하는 범죄 조직 보스 강성기(장광 분)을 붙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임창정과 최다니엘의 액션 또한 볼거리다.

임창정은 액션은 다시 하면 안 되겠다. 너무 힘들다(웃음). 연기 잘하는 것과는 다른 것 같다. 극 중 도박신은 3일 동안 찍었는데 전 스태프가 잠을 못 잤다. 내가 액션배우가 아니라 무술감독도 고생이 많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어 타성에 젖어서 안전하다고 느낀 불편한 진실이나 추악한 죄를 짓고서도 벌을 안 받은 사람들에 대한 불만을 통쾌하게 풀 수 있는 영화”라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영화를 꼭 웰메이드만 봐야 하나. 다양한 장르가 있는 거 아닌가. 이런 영화도 있고 다른 영화도 있고. 열 명이 별로라고 해도 한 사람이 괜찮다고 하면, 그 영화를 나쁜 영화라고 할 수 있나? 아니다. 어떤 사람에게 ‘치외법권이 최고일 수도 있는 것 아닌가.”

1990년 ‘남부군에서 단역으로 시작해 ‘비트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임창정은 로맨티스트면 로맨티스트. 사기꾼이면 사기꾼, 형사에서 찌질이까지, 거친 욕도 맛깔스럽게, 사투리도 입에 착착 붙게 소화해 ‘믿고 보는 연기파가 됐다. 작품 속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했지만, 꼭 하고 싶은 역할은 사이코 패스다.
디자인=이주영

이제 나한테 사랑 얘기가 담긴 시나리오는 올 것 같지는 않고 사이코 연기가 하고 싶다. 우리는 모두 자기가 보편적이고, 중심이라고, 적정하다고 생각한다. 진짜 사이코들이 그렇다고 하더라. 나도 사이코인 것 같다(웃음). 정말 일상적인 삶을 표현하면서 사이코인 역할을 하고 싶다”

임창정은 하고 싶은 게 많았다. 감독도 하고 싶다고 줄거리를 재밌게 풀어나가는가 하면, 가수로서 브랜드를 가진 콘서트도 해보이고 싶다고 전했다. 세 아이의 가장 노릇에 사업, 배우와 가수활동까지 눈코 뜰 새 없어 보이지만, 그의 표정에는 여유와 만족이 묻어났다.

영화 자체가 좋다. 편집도 재밌더라. 오퍼레이터는 갇혀서 작업을 하는데 너무 재밌다. 그런 작업이 좋더라. 음악 만드는 것도 몇 시간해서 곡이 나오는 게 아니다. 30분 안에 뚝딱 나와야 작품이 되더라. 난 작업하는 게 참 좋다.”

때문에 작품에 대한 욕심도 남다르다. 흥행에 대한 욕심도 물론 있겠지만, 긍정적인 마인드로 다가가려 한다. 25년 차 배우답게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비울 것은 비우는 듯한 마인드다.

영화를 잘 만든다고 다 잘 되는 것 같지 않다. 흥행에 대한 생각을 하고 만들면 작품이 아쉽다. 시원하게 만들고 싶은데 흥행이 우선이 되니, 제약이 많을 수밖에 없지 않나. 잘 만드는 것의 기준도 모르겠다. 보편적으로 100에 99명이 좋아하는 영화를 어떻게 아는가. 천재도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이고, 천만 명이 아니라도, 한 사람이 영화 있는 그대로 즐길 사람이 있다면, 난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열심히 찍었다.”
디자인=이주영

임창정은 어렸을 때는 노안이었지만 최근에는 비로소 동안이라 불린다. 그는 열 살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이 있는 것처럼, 우선 10만 명이 넘어야 100만명이 되는 것 아닌가”라며 영화 흥행과 결부시켜 설명했다. 즉 모든 것이 순리라는 것이다.

누구든 연습을 하면 밝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막무가내로 웃었다. 내 입꼬리는 일자다. 웃는 것이 좋지, 얼굴 찡그리는 게 더 어렵다. 버릇이 돼서 잘 웃는데, 웃으니 좋은 일이 생기고 그러니 더 웃게 된다.”

임창정이 단지 ‘끼가 많아서 뭐든 것을 다 잘해낸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그는 항상 진지했고, 무엇이든 열심히 했다. 그리고 즐겼다. 딸랑이가 돼서 대중들이 원하는 곳을 다 가고, 안 나타나면 궁금하고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중독이 되는”이라고 털어놓으면 웃어 보이는 임창정의 완성체는 끼와 노력, 그리고 즐기는 마음이었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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