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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카드 어떻게 만들어질까?…카드공장 보니 “신기하네”
입력 2015-09-01 10:29  | 수정 2015-09-01 10:48
사진 제공 : 현대카드

내 카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한 사람들이 하나 둘 이색 카드공장을 찾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 8월 3일 서울 상암동에 있는 카드공장을 여의도 본사 3관 10층으로 이전해 ‘현대카드 CARD FACTORY(이하 카드팩토리)라는 명칭으로 카드 회원들에게 개방했다.
1일 현대카드에 따르면 하루 평균 50명이 카드팩토리를 방문 지난 주말에는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관람해 카드팩토리를 찾는 사람들이 무려 2배 가까이 늘었다.
자연스럽게 네티즌들은 ‘현대카드다운 문화 공간이라는 감탄부터 ‘낯설고 볼게 없다라는 혹평까지 온라인 커뮤니티를 다양한 카드팩토리 관람 후기로 수놓았다.

화제의 중심에 우뚝 선 카드팩토리를 8월 31일 직접 찾았다.
◆현대카드의 실험…낯섦과 혁신 사이
어두운 공장을 밝은 곳으로 옮겨 다른 이들의 시선에 노출한 것, 그 자체로도 카드팩토리는 하나의 실험이다. 카드공장 견학이라는 낯섦을 혁신으로 만들고자한 현대카드의 노력이 곳곳에서 보인다.
카드팩토리의 관람객은 전용 앨리베이터를 이용 9층으로 올라간다. 앨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중 양옆에 보이는 파이프가 공장의 입구를 방불케 한다. 앨리베이터에서 내려 리셉션홀에서 현대카드 회원임을 증명하는 신분증을 보여주면 출입증을 받은 뒤 입장 가능하다.
공장의 입구선 춤추는 로봇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카드 제작 공정 간의 물류량 조절 기능을 담당하는 ‘STOCKER로 만든 로봇은 21곡에 맞춰 춤을 춘다. 로봇의 발밑엔 이미 조립된 레고와 아직 완성되지 않은 레고조각이 있어 아이들이 이를 가지고 놀 수 있도록 했다.
계단을 마저 올라가면 공장의 전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글라스 박스가 있어 마치 공정의 컨트롤 타워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책상 한가운데 설치된 태블릿 PC 앞에 앉아 APS(Auto Picking System)가 입고된 공카드를 발급할 카드 수만큼 픽업하는 과정부터 카드포장까지 전 과정을 영상과 함께 지켜볼 수 있다. 전 과정이 유리너머로 보이는 공장의 어느 부분에 해당하는지 따져보며 관람하면 재미를 더할 수 있다. 글라스 박스 한켠엔 디자인과 공장 관련 외국 서적이 자리하고 있다.
이를 지나 2002년부터 2015년 현재까지 현대카드의 전 카드상품을 볼 수 있는 히스토리월을 본 뒤 공장을 가로지르는 캣워크를 따라가면 공장의 굴뚝을 형상화한 전등이 보인다. 프리미엄 카드의 구성품인 프라이어티 패스 생성, 수동 포장 등 양옆의 카드 포장과정을 구경하다보면 카드팩토리 관람은 어느 정도 끝이 난다. 이후 카페로 가 현대카드 고객은 50% 할인되는 커피를 먹으며 여의도 전경을 감상 넉넉하게 1시간 정도면 공간을 모두 둘러볼 수 있다.
◆걸음마 단계 ‘카드팩토리…보다 친절한 전시공간돼야
낯섦은 때론 불친절함으로 비춰진다. 고개를 갸우뚱하는 관람객들의 마음도 공간이 가지고 있는 콘텐츠 그 자체보단 설명이 충분하지 않은 일종의 미숙함에서 기인했을 것이다.
먼저 납득할 수 없는 관람규칙이 그러했다. 카드팩토리를 들어서는 순간 ‘스마트폰만 사진 촬영 가능을 알리는 팻말이 눈에 들어온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고화질의 좋은 카메라로 촬영할 경우 외부에 올리기 쉽다는 점에서 이를 통제하라는 위에서의 지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도 좋은 화질의 사진을 찍을 수 있고 블로그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관람 후기가 일종의 홍보효과를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을 고려해봤을 때 납득할 수 없었다. 실제 인터넷에는 카메라를 들었다가 촬영을 통제당했다며 불만을 호소하는 글을 심심지 않게 볼 수 있다.
카드팩토리를 완전히 즐기려면 ‘혼자서 꼼꼼하게 관람해야 한다는 점에서 카드팩토리는 불친절하다고도 볼 수 있다. 현대카드는 현재 단체관람손님에게도 카드팩토리 가이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 히스토리 월 근처에 상주하는 직원이 있지만 공식적인 가이드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이 현대카드 측의 설명이다.
또 레고가 왜 카드팩토리 곳곳에 있는지, 심지어 아이들이 이를 마음대로 가지고 놀아도 되는지를 명시한 안내판도 찾을 수 없다. 별도의 설명 없이 바닥에 레고를 주워 놀이를 할 이들은 많지 않아 보인다.
카드팩토리가 가장 이야기하고자 하는 카드공정과정 또한 별도의 안내판이 아닌 태블릿PC를 통해 파악해야 한다.
카드공장을 단순 견학코자 하는 고객에게는 만족스럽겠지만 금융자본의 역사에서 ‘카드가 차지하는 하나의 상징성을 공부하고자 했던 관람객에게는 불충분한 공간이다.
‘모든 이슈의 시작은 이곳으로부터 지난 주 현대카드가 선보인 카트팩토리 관람 유도 광고의 일부다. 걸음마 단계 카드팩토리가 곧 관람객들에게 금융의 살아있는 역사로 다가오기를 기대한다.
[매경닷컴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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