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같지 않은 신인 강정호, ROY에 대한 생각은?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신인같지 않은 신인 선수, 강정호(28·피츠버그)는 올해의 신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번 시즌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모습을 드러낸 강정호는 다른 신인들과 다르다. 보통의 신인들이 드래프트를 통해 선발된 뒤 마이너리그 시스템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올라왔다면, 강정호는 한국프로야구에서 7시즌을 채우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직행했다.
강정호 자신도 솔직히 내가 신인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하고 있다. 빈말이 아니다. 2006년 현대유니콘스에서 데뷔, 줄곧 최상위 수준의 리그를 경험한 그는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생활을 보내고 있다.
신인 선수들이 가장 힘들어한다는 일정 문제만 봐도 그렇다. 강정호는 2008년 우리 히어로즈에서 116경기에 출전한 것을 시작으로, 줄곧 주전으로 활약했다. 7시즌 동안 872경기를 뛰면서 매 시즌 평균 124경기를 소화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그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4월에 시즌이 시작돼 9월에 끝나는 일정을 치르고 있다. 이동 거리가 많다고 하나, 밤새 이동하는 것은 버스를 타는 한국이나 비행기를 타는 미국이나 마찬가지다. 밀도는 다르지만, 체감하는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그는 한국에서는 포스트시즌도 치르지 않았는가. 별다른 차이는 없다”며 일정 적응에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성적도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110경기에서 타율 0.288 OPS 0.817 12홈런 48타점의 성적을 내고 있는 강정호는 6월 한 달 잠시 타율 0.221 OPS 0.596으로 주춤했던 것을 제외하면 줄곧 기복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빅리그에서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맞이하는 보통의 신인 선수들에게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다.
시즌 평균 90경기를 소화하는데 그친 쿠바 출신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일정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과는 확실히 대조되는 모습이다.

확실히 강정호를 다른 신인들과 함께 묶어서 순위를 매기고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 이런 ‘MLB.com 등 현지 매체들도 시즌 개막 전 유망주 순위를 매길 당시 이와 비슷한 이유를 들며 강정호를 순위에서 제외했다.
그렇다면 여기서 고민 되는 문제. 강정호가 올해의 신인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어떻게 봐야 할까. 한국프로야구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그를 다른 신인들과 함께 취급하는 것은 선수 자신에게나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프로야구 입장에서나 유쾌하지 않은 일일 수도 있다.
강정호는 이에 대해 아무래도 온지 첫 해고 그러니까 그렇게 (올해의 신인 후보로) 보는 거 아니겠냐”면서 이런 사실 자체에는 큰 거부감을 드러내지 않았다. 상을 주면 받을 생각인지를 묻자 밝은 미소와 함께 주면 감사하게 받아야죠”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미국에서 본 강정호의 가장 밝은 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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