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산업, 지배구조 리스크 해소에 들썩

급락장에 휩쓸려 곤두박질쳤던 사조산업 주가가 그룹 승계구도의 윤곽이 나오면서 다시 들썩이고 있다. 사조산업 주가는 관계사 지분 매각 공시가 나온 지난달 26일부터 31일까지 4거래일간 13.5% 상승했다. 그룹 지배구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사조해표(15.9%) 사조오양(13.9%) 사조대림(4.3%) 사조씨푸드(8.6%) 등 사조그룹주 주가도 가파른 추락을 멈추고 반등을 시도했다.
사조산업 주가는 8월 1~25일 무려 36.5% 폭락한 바 있다. 2분기 원양어업 부진으로 '어닝쇼크'를 내면서 시장에 실망을 안겨준 게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그룹 후계구도의 불확실성도 저평가 배경으로 빼놓지 않고 거론됐다. 더욱이 최대주주의 상속자금 마련을 위한 지분 매각으로 관계기업 투자 손실이 129억원까지 불어난 것도 사조산업의 실망스러운 실적에 한몫했다.
이 같은 지배구조 리스크는 '롯데 경영권 분쟁' 이후 더 부각됐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주진우 회장과 장남인 주지홍 사조대림 총괄본부장의 사이가 좋지 않아 상속이 지연되고 있다는 루머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주 회장과 사조해표가 사조산업 주식 75만주를 주지홍 본부장과 그의 관계사에 매각했다고 공시하자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주 본부장이 사실상 그룹 지배권을 틀어쥐게 된 것이다. 주 본부장과 그가 최대주주로 있는 사조시스템즈·사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사조산업 지분 합계가 22.62%까지 증가하면서 최대주주 주 회장의 지분(19.94%)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사조산업을 지배하는 것은 곧 '사조산업-사조대림-사조오양'으로 이어지는 그룹 전체를 장악했다는 뜻이다.
김승 SK증권 연구원은 "주 본부장 승계가 비교적 확실해지면서 저평가된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