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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블론-101⅓이닝’ 권혁, 슬픈 한화 불펜 자화상
입력 2015-08-30 22:22  | 수정 2015-08-30 22:27
권혁이 블론세이브를 범한 이후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원익 기자] 한화 이글스의 마무리 투수 권혁이 리그 최다인 7번째 블론세이브로 무너졌다. 어느덧 소화이닝도 101⅓이닝을 넘어서면서 상징적인 심리 마지노선인 ‘100이닝마저 넘겼다.
구위는 좋을때와 비교하면 확연히 떨어졌고 제구도 좋지 않았다. 일필휘지. 거침없는 붓질과 같은 투구로 경기 마무리 방점을 찍어야 할 마무리 투수답지 않았다. 대신 줄부상과 과도한 이닝 소화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한화 마운드의 불안한 자화상을 그려낸 쓸쓸한 화공이 되고 말았다. 48구 역투도 빛이 바랬다.
한화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정규시즌 경기 선발 미치 탈보트의 역투와 타선 집중력에도 불구하고 불펜이 무너지면서 4-5 역전패를 당했다. 권혁은 8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2이닝 동안 3피안타(1홈런) 1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8회 동점 홈런을 허용해 시즌 7번째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추가 실점을 막았지만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날 전까지 6개의 블론세이브로 이성민(kt), 손승락(넥센), 윤석민(KIA)과 함께 리그 최다 타이 블론세이브의 불명예스러운 기록의 주인공이었던 권혁이었다. 하지만 1개의 블론세이브를 더 추가하면서 쓸쓸한 단독 1위가 됐다. 올 시즌 세이브 공동 2위 윤석민과 4위 손승락이 6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 중인 것에서 보듯이 블론세이브는 마무리 투수에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쓰린 훈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권혁의 경우는 순수 구원 투수 중 최다인 101⅓이닝을 소화하면서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씁쓸함도 남는다. 단연 개인 첫 100이닝 이상 돌파. 선발과 구원을 병행하지 않은 순수 구원 중에서 권혁 다음으로 이닝 소화가 많은 투수는 93이닝을 소화하고 있는 박정진이다.
이들 2명의 투수는 어지간한 선발 투수들에 못지않은 이닝을 책임지고 있다. 권혁은 구원투수임에도 소화 이닝이 26위로 많은 선발투수들을 제쳤다.
등판 경기는 68경기로 최금강(NC)과 함께 부문 최다 공동 2위다. 하지만 권혁의 투구수와 등판 일정의 빈도는 여타 구원투수들과 비교를 불허할 정도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윤규진의 부상까지 맞물리면서 권혁의 부담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고, 성적과 구위는 계속해서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26일 삼성전 2⅓이닝 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 승리, 28일 NC전 2⅓이닝 4피안타 1실점에 이은 3경기 연속 2이닝 이상 투구. 28일 등판 이후 하루를 쉬었지만 권혁의 구위는 여전히 정상에는 못 미쳐 보였다.
8회 선두타자 민병헌에게 볼넷을 허용한 이후 박건우를 2루수 뜬공으로 아웃시켰다. 하지만 후속 김현수에게 던진 초구 낮은 코스의 145km 속구가 중월 동점 투런 홈런으로 연결됐다. 이후 2명의 타자를 뜬공으로 아웃시키면서 추가실점은 막았다.
9회도 마운드에 오른 권혁은 2사 후 2안타에 이어 몸에 맞는볼까지 허용하며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이번에도 힘을 냈다. 박건우를 2루수 땅볼로 아웃시키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투구수 48개. 권혁은 연장 10회 김범수와 교체돼 이날 투구를 마쳤다.
한화는 연장 10회 이동걸이 끝내기 폭투를 허용, 쓰린 패배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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