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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부하’ 걸린 필승조…삼성 불펜의 찜찜함
입력 2015-08-29 07:00  | 수정 2015-08-29 11:46
삼성 불펜 필승조의 과부하가 심해지고 있다. 안지만(사진)은 지난 28일 대구 두산전에서 구원 등판해 총 62개의 투구를 소화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필승조의 과부하가 단단히 걸렸다. 새로운 얼굴도 마땅치 않다. 삼성 불펜의 찜찜함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은 지난 28일 대구 두산전에서 연장 11회 끝에 3-5로 패했다. 선두 삼성은 시즌 70승 45패를 기록했다. 같은 날 2위 NC가 패해 승차 2.5경기는 유지했다.
불펜 싸움에서 삼성이 밀린 경기였다. 양 팀 모두 필승조를 꺼내들어 승리를 갈망했다. 사실 선발 투수로만 따지면 삼성이 앞섰다. 삼성 선발 차우찬은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반면 두산 선발 허준혁은 홈런 3방을 맞아 4⅓이닝 3실점으로 강판 당했다.
하지만 3-2로 앞선 8회 올라온 심창민의 영점이 흔들렸다. 심창민은 1사 후 박건우와 민병헌에 각각 볼넷과 사구를 내줬다. 다음 상대는 좌타자 정수빈.

삼성의 선택은 당연 안지만이었다. 하지만 믿었던 안지만이 정수빈에 동점 2루타를 맞아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후 안지만의 역투가 펼쳐졌다. 안지만은 10회까지 2⅔이닝 3피안타 4탈삼진 3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 62개로 자신의 시즌 한 경기 최다 투구수(7월 1일 목동 넥센전 44개)를 넘어섰다.
하지만 팀 타선의 침묵으로 안지만의 역투는 빛이 바랬다. 11회 마운드에 올라온 정인욱이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삼성은 11회 2사 만루의 마지막 기회도 놓쳤다.
안지만과 심창민은 이날 마운드에 오르면서 3연투를 펼쳤다. 결국 박빙 상황에서 류중일 삼성 감독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이 둘 뿐이었다. 류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안지만과 심창민을 뺀 나머지 불펜진은 아직 박빙 상황에서 내보내기 불안하다”고 인정했다.
문제는 결국 과부하다. 심창민은 올 시즌 중 8월 가장 많은 등판(14경기)을 했다. 지난 6월(2.16)과 7월(1.93)에 비교해 8월 평균자책점(6.92)이 현저히 악화됐다. 안지만도 삼성 불펜진에서 올 시즌 가장 많은 이닝(64이닝)과 투구 수(1077개)를 소화했다. 팀 불펜진 중 유일하게 50이닝과 투구 수 1000개를 넘었다.
마무리 임창용도 이 고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임창용의 문제는 나이다. 연투를 할수록 구위가 급격히 떨어진다는 것이 류 감독의 판단. 임창용은 지난 26일 대전 한화전에서 37개의 공을 던진 뒤 다음날 대구 두산전에 등판 했다. 7-5로 앞선 9회 등판한 임창용은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김현수에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으나 가까스로 승리를 지켰다.
류 감독은 임창용은 이제 나이가 있다 보니 연투를 하면 확실히 팔이 무겁더라. 짧게는 몰라도 길게 쓰기는 이제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기존 필승조가 아닌 새 얼굴이 나와야 숨통이 트일 수 있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은 상황. 유력 불펜 자원인 김현우, 신용운, 백정현은 투수 양성소인 BB아크로 보내 따로 훈련을 받고 있다. 이들 모두 구위 회복이 필요한 상태다.
류 감독은 투수 2명 정도가 지금 더 나와야 한다. 장필준, 정인욱 등 공이 빠른 선수들의 성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즌 막바지로 향할수록 필승조에 대한 의존은 더욱 높아진다. 필승조의 과부하가 당분간 류 감독을 찜찜하게 만드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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