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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1’ 양현종 떠난 마운드, ‘19세’ 엄상백의 세상
입력 2015-08-28 20:53 
kt의 엄상백은 28일 수원 KIA전에서 7이닝 7탈삼진 무실점으로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이상철 기자] 7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28일 수원 경기의 한 선발투수의 기록이다. 2.34의 평균자책점 1위 양현종(27·KIA)의 성적표가 아니었다. 8점대(8.14)의 10대 투수가 세운 깜짝 활약이자 프로 데뷔 최고 투구였다.
프로 23번째, 그리고 17번째 선발 등판. 이날만큼 엄상백(19·kt)은 ‘괴물 신인이었다. 그의 공은 ‘언터처블이었다. 변화구 각은 예리했다. 빠른 공도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에 쏙쏙 들어갔다.
첫 승을 올렸던 지난 5월 19일 마산 NC전(6이닝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보다 더욱 빼어났다. 배트에 닿은 공도 야수들의 글러브 안으로 들어갔다. KIA 타선이 팀 타율 최하위(2할5푼3리)라지만 너무 무기력했다. 엄상백의 구위에 눌렸다.
위기랄 것도 없었다. 1회-2회-7회, 주자가 나갔으나 1루에 발이 묶였다. 연타 허용조차 없었다. 엄상백의 KIA전 평균자책점은 7.07이다. 시즌 기록(8.14)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이날 그 기록은 무의미했다. 엄상백은 그냥 ‘무적이었다.
엄상백은 공을 던질수록 자신감이 넘쳤다. 2회 백용환에게 우전안타를 맞은 이후부터는 아웃 퍼레이드였다. 7회 이범호가 중전안타를 치기 전까지 14타자 연속 아웃 처리. 엄상백은 빠르고 공격적으로 승부했다. 투구수 조절도 완벽했다. 6회까지 투구수는 76개에 불과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르며 개인 최다 투구 이닝(종전 6이닝·3번)마저 갈아치웠다.
이날 상대 선발은 양현종이었다. KBO리그 국내 선수 가운데 ‘No.1이다. 엄상백에겐 첫 선발 맞대결이었다. 그런 양현종과 맞서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양현종이 3회 불의의 부상으로 조기 강판한 뒤, 마운드는 ‘엄상백의 세상이었다. 그 누구보다 반짝반짝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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