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홈플러스 1.3조원 배당 철회 논의
입력 2015-08-28 20:36  | 수정 2015-08-28 23:45
홈플러스 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영국 테스코가 홈플러스로부터 1조원대 대규모 배당을 받는 방안을 철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테스코는 당초 홈플러스로부터 1조3000억원 규모 배당을 받으려던 계획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나섰다. 대규모 배당으로 홈플러스 기업 가치가 훼손될 염려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테스코 본사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이날 오후 들어 테스코 이사진이 국내 비판 여론에 흔들리기 시작했다"며 "배당 계획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테스코 측은 배당 규모를 줄이거나 배당 자체를 철회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열어 놓고 있다.
테스코는 당초 홈플러스 매각을 추진하며 홈플러스로부터 배당금을 지급받는 대신 매각대금을 해당 금액만큼 줄이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홈플러스 2015회계연도 말(올해 2월 말) 기준 현금자산이 264억원에 불과한 상황에서 외부 자금을 차입해 대규모 배당금을 지급할 경우 부채비율이 급상승하며 기업 가치가 훼손된다는 여론이 국내에서 강도 높게 제기됐다.

그러나 테스코 측이 배당을 예정대로 강행할 가능성도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인수 후보들이 홈플러스 배당을 가정해 딜 인수 구조를 만들어 매각 측에 계약서를 제출한 상황"이라며 "매각 속도를 내야 할 테스코 측에서 딜 구조를 다시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스코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악인 63억8000만파운드(약 12조원)의 적자를 낸 까닭에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으로 홈플러스 매각을 연내 마무리 짓기 위해 휴가 시즌인 여름에 매각 본입찰을 강행한 바 있다. 아울러 최근 중국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원화 약세 현상이 심화되면서 파운드화 환산 매각대금이 줄어들고 있는 점도 테스코 측에 불리한 모습이다.
한편 싱가포르 국부펀드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손잡고 홈플러스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칼라일그룹은 우선협상자 선정을 앞두고 일단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칼라일이 인수전 본입찰에서 다른 두 후보들에 비해 상당히 낮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각 측이 인수 후보들을 상대로 추가로 매각가 상향을 요구할 가능성이 열려 있는 만큼 칼라일이 막판 뒤집기에 나설 가능성도 열려 있다. 올 초 KT렌탈 인수전에서 '꼴찌' 롯데그룹이 막판 베팅으로 '대역전극'을 벌이며 최종 승자가 된 것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강두순 기자 /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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