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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팟캐스터] ‘개미핥기의 도와주십쇼’, 팟캐스트의 ‘라디오스타’를 꿈꾸다
입력 2015-08-28 15:12  | 수정 2015-08-28 16:41
세상에는 텔레비전과 인터넷 방송, 유튜브 채널 등 다양한 비주얼 중심의 플랫폼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비디오가 아닌 오디오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이들도 있죠. ‘팟캐스터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어봅니다.<편집자 주>


[MBN스타 유지훈 기자] 신사숙녀여러분 오랫동안 기다리셨습니다. ‘힐링캠프 ‘라디오스타에 충분히 나갈 자격은 되지만 불러주지 않는 게스트들의 단물을 쪽쪽 빨아버리는 럭셔리 토크쇼. ‘개미핥기의 도와주십쇼!”

팟캐스트에서 송출되고 있는 ‘개미핥기의 도와주십쇼(Show)(이하 ‘도와주십쇼)는 오프닝 멘트만 들어도 유쾌하다. 요즘 ‘도와주십쇼는 개그맨 이광채, 강일구, 일반인 김민경의 진행으로 인기 상위권을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직접 ‘도와주십쇼 녹음현장을 찾아가봤다. 방송에서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냈던 그들은 녹음에 앞서 회의를 하고 있었다. 지난 방송 이후 달린 댓글들을 일일이 확인하며 어떤 반응을 보여야 청취자와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을지 논의하는 모습은 여느 때보다 진지해보였다. 녹음과는 아무 상관없는 조명 밝기를 정한다며 티격태격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도와주십쇼는 게스트를 초대해 토크를 중심으로 하는 팟캐스트 방송이다. 오프닝멘트와 같이 ‘라디오스타 ‘힐링캠프에 나갈 자격은 있지만 불러주지 않는 연예인들을 초대한다. 그동안 출연했던 게스트들은 ‘도와주십쇼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본격적인 녹음은 강일구의 묵직한 목소리와 함께 시작했다. 이광채의 재치 있는 멘트와 김민경의 수려한 말솜씨는 조화를 이뤘다. 처음으로 게스트 없이 진행된 이날 녹음에서 멤버들은 참아왔던 자신들만의 이야기들을 가감 없이 꺼냈다. 2시간여의 긴 녹음이 끝났지만 그들은 지친기색 없이 인터뷰에 임했다.

공개코미디를 쉰지 오래 됐어요. 다른 일을 하면서 방송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이걸 어떻게 풀지 고민했어요. 저는 말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슬랩스틱 위주의 공개 코미디를 하긴 싫었죠. 그러던 중에 팟캐스트를 알게 됐고 재능과 끼, 모든 것을 쏟아 해보자는 취지로 녹음을 결정했어요.”(이광채)

이광채는 2007년 SBS 예능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의 ‘서울나들이라는 코너를 통해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그와 같은 개그맨 출신 멤버인 강일구 역시 비슷한 시기에 방송활동을 했다.

강일구는 KBS2 ‘개그콘서트-현대생활백수에서 푸른색 트레이닝 복을 입은 무직자 고혜성의 생떼로 고군분투하는 음식점 사장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둘의 방송활동은 미미했다. 이광채와 강일구는 각자의 길을 찾아 나서 지금은 각각 마술사와 강연가, 그리고 팟캐스터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홍일점이 하나 더 있다.


승무원 생활을 8년 정도 하면서 회의감을 느꼈고 다른 쪽으로도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던 중 광채오빠를 알게 됐어요. 광채오빠가 제게 ‘말하는 게 유머러스하고 재치 있으니 같이 팟캐스트를 해보자. 너에게도 도움이 될거다라고 해서 시작했어요. 큰 거리낌은 없었고 오히려 호기심이 생겼어요.”(김민경)

‘도와주십쇼의 수장인 이광채는 유튜브, 인터넷 방송과 같은 비주얼 플랫폼이 아닌 라디오를 택했다. 이에 대해 그는 가볍지 않은 방송을 하고 싶었기에 팟캐스트를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일구는 굵직한 목소리로 방송의 중심을 잡아주고 이광채는 메인진행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분위기를 달군다. 유일한 여자 김민경은 이광채와 강일구가 과격한 발언을 할 때는 정확하게 지적하며 수려한 말솜씨로 토크쇼를 더욱 풍부하게 한다.

김민경은 인터뷰 중간 중간 나는 여기서 별로 하는 게 없는 것 같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하지만 다른 멤버들은 남자 셋이서만 ‘도와주십쇼를 했으면 분명히 방송이 무거웠을 거다. 민경이 덕분에 부드러운 분위기로 방송을 하고 있다”며 김민경을 치켜세웠다.

사람들은 연예인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좋아하지만 톱스타들이 아니면 그런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적다고 생각했어요. ‘라디오스타 ‘힐링캠프에는 잘나가는 사람만 나오잖아요. 그래서 비주류 연예인들의 삶을 조명하고 싶었어요. 그게 우리 방송의 장점이 된 것 같아요.”(이광채)

‘도와주십쇼는 자존심을 내려놓은 대신 색깔은 확실해요. ‘힐링캠프, 라디오스타에 나올 자격은 있지만 안 불러지는 게스트들이라는 오프닝 자체가 자존심을 내려놓고 있잖아요. 게스트도 우리도 자존심을 내려놓고 시작하는 거죠. 그래서 사람들이 더 편하게 듣는 것 같아요.”(강일구)

방송 초반 ‘도와주십쇼는 이광채, 김민경, 김일희가 MC를 맡았지만 8회부터는 김일희 대신 강일구가 함께했다. 강일구의 묵직한 목소리는 ‘도와주십쇼를 조금 더 안정적이게 만들었고 이광채와 김민경 역시 만족스러워했다.

일희형이 했을 때의 방송 분위기와 차별화를 주고 싶었어요. 일희형이 통통 튀고 치고 나가는 스타일이었다면 저는 중재자 역할을 하며 가끔 비죽하고 튀어나오는 캐릭터를 가지고 싶었어요.”(강일구)

‘도와주십쇼는 게스트를 초대해 대화를 나누는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된다. 개그맨 김대범을 시작으로 이상운, 허동환, 김경진, 최형만, 임혁필, 김원효, 가수 박남정, 전 국가대표 농구선수 양희승까지 다양한 연예인이 ‘도와주십쇼를 거쳐갔다.

양희승 선수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제 학창시절의 영웅이었거든요. 농구 붐이었을 시절 슈퍼히어로의 일원이었어요. 방송을 함께하며 친근하고 편한 사람이라는 것을 많이 느꼈어요.”(강일구)

김원효편이 제일 좋아요. 제가 알고 있던 김원효보다 더 깊이 있는 인간 김원효를 알게 됐어요. 주변에서 ‘도와주십쇼 듣겠다고 하면 김원효 편을 먼저 들으라고 말해요.”(이광채)

제가 방송 쪽 일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비연예인이다 보니 모두가 기억에 남아요. 방송과 관련된 사람들은 하나같이 각자 개성이 있고 캐릭터가 선명했어요. ‘도와주십쇼를 하면서 그분들이 가진 삶의 고충도 느낄 수 있었어요.”(김민경)

400위권에 머물던 ‘도와주십쇼는 최근 전체 순위 57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멤버들은 이에 만족하지 청취자들을 위해 새로운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그들의 마지막 한 마디 역시 청취자들을 위한 것이었다.

우리 방송 끝까지 의리 있게 청취해줬으면 좋겠어요. 대신 여러분들이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방송이 되게끔 계속 컨텐츠를 만들게요. 끝까지 사랑해주세요.”(이광채)

다른 생각은 없어요. 열심히만 만들어 나갈 거예요. 청취자들에게 바라는 점 역시 열심히 들어달라는 것 밖에 없어요. 댓글에 원하는 게스트 남겨주시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초대해볼게요. 김태희, 송혜교, 김연아 이런 분들은 좀 어렵습니다(읏음)”(강일구)

게시판에 댓글을 달아주는 청취자들이 가족처럼 느껴져요. 모두를 보듬어주고 싶어요. 제 이름을 한번 거론해주는 것조차 좋을 정도거든요. 가족처럼 헤어지지 않고 함께 가고 싶어요”(김민경)



* ‘개미핥기의 도와주십쇼(Show)

2015년 5월14일 이광채-김일희 2인 체제 ‘개미핥기의 경제핥기로 시작. 6월11일 ‘개미핱기의 도와주십쇼로 개편 및 김민경 합류. 8월4일 김원효 편-김일희 하차, 강일구 합류. 매주 화·목요일 업로드.

* ‘팟캐스트는 애플의 아이팟(iPod)과 방송(broadcasting)을 합성한 신조어다. 주로 오디오 파일형태로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한다.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는 ‘팟빵 어플리케이션으로, 애플 기기에서는 ‘Podcast 앱으로 즐길 수 있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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