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앵그리버드’ 진짜 화났다
입력 2015-08-27 16:10 

노키아 몰락 이후 핀란드의 희망이었던 ‘앵그리버드 날개가 꺾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모바일게임인 ‘앵그리버드 제작사인 핀란드 로비오는 전체 직원의 3분의 1인 26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감축 인원 대부분(230명)이 핀란드 본사 직원들이다. 로비오는 이미 지난해 말 110명의 인력을 한차례 감축했다.
이는 그동안 로비오가 게임 뿐만 아니라 너무 많은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기 때문이다. 페카 란탈라 최고경영자(CEO)는 그동안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을 해왔다”면서 게임, 애니메이션, 소비자상품 등 3개 분야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로비오는 게임 외에도 ‘앵그리버드를 이용해 교육, 테마파크 등 다른 분야로 문어발식 확장을 해왔다.
로비오는 2012년에는 7680만유로(약 1000억원) 순이익을 거두며 정점에 올랐으나 이후 눈에 띄는 히트작이 나오지 않으면서 순이익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순이익이 72.6% 감소한 1000만유로 수준에 그쳤다.

핀란드 대표기업인 노키아가 휴대전화 사업에서 철수한 이후 모바일 게임 등 소프트웨어 산업이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03년 설립된 로비오는 2009년 앵그리버드로 전세계적인 성공을 거뒀다. 때마침 핀란드 수출액의 20%를 차지하던 노키아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밀려 몰락의 길을 걸으면서 로비오와 같은 모바일 스타트업(신생기업)이 핀란드 경제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노키아에서 빠져나간 인재들이 로비오와 같은 스타트업을 만들어 핀란드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설명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변화가 빠른 모바일 게임산업은 제조업보다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모바일 게임들은 앵그리버드처럼 한번 결제하면 이후부터는 추가 비용없이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 인기를 잃었다. 대신 게임을 설치할 때는 무료로 즐길 수 있지만 게임을 편하게 하려면 유료결제를 해야 하는 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캔디크러쉬사가, ‘클래쉬오브클랜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8월 노키아 출신으로 로비오 CEO로 임명된 페카 란탈라는 로비오가 모바일 게임을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되려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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