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철살인, 날카로운 말로 상대편의 급소 찌름을 비유하는 말. 복잡한 연예계 이슈들을 단 한마디로 정리해드립니다. 쓴소리든 풍자든 칭찬이든 이 짧은 문장으로 답답한 마음을 뻥 뚫어보세요. ‘사이다처럼 속 시원하게 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주>
[MBN스타 이다원 기자] ‘아버지란 단어는 누구에게나 무겁다. 가정을 위한 책임과 희생, 끝없는 헌신이 수반돼도 모진 풍파 속에서 가정을 지키기 어려운 까닭이다.
방송인 김구라의 협의 이혼 발표는 이런 면에서 콧등을 시큰하게 한다. 아버지로서 아내의 부채 속 가정을 지키기 위해, 예민한 사춘기의 아들 동현이를 잘 키워내기 위해 결국 ‘이혼이라는 칼을 빼들었기 때문. 연예인으로서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선택이었지만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는 왠지 모를 연민과 공감이 녹아있다.
김구라는 25일 소속사 라인엔터테인먼트 입을 빌려 공식적으로 아내와 협의 이혼을 발표했다. 그는 이날 법원이 정해준 숙려기간을 거쳐 18년 결혼 생활을 협의 이혼으로 마무리하게 됐다”며 아들은 성인이 될 때까지 나와 함께 생활하며, 아내의 부채도 끝까지 내가 마무리 짓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혼 이유에 대해선 서로 좁혀지지 않는 다름을 인정한다”고 모호하게 답했지만, 그간 아내로 인한 빚으로 생계적 고통을 드러낸 만큼 이 부분이 두 사람의 파경에 큰 영향을 미쳤을 터.
그러나 김구라는 다른 연예인들의 이혼 공방전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아내를 향한 비방이나 원색적 폭로 등을 삼가고, 앞으로 계획 등에 대해서만 간략하게 언급한 뒤 입을 다물었다. 방송인으로서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열심히 살겠다”는 말처럼 그는 ‘아버지란 이름에 부끄럽지 않도록 입을 다문 셈이다.
김구라의 이혼 소식은 대중에게도 여느 연예인 사례와 조금 다르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진짜 많이 참았다. 앞으로도 밝고 꾸준한 활동 보여달라” 이제 좀더 나은 삶이 되길 바란다” 채무를 다 책임지겠다니 책임감이 대단하다” 김구라 결정 존중하고 응원한다” 등 공감하는 반응 일색이었다.
사진=SBS 방송 캡처
그도 그럴 것이 평소 김구라가 전처를 책망하거나 비난하는 언사 대신 그 부채로 겪은 생계적 곤란을 개그로 승화해왔기 때문. 그로 인한 공황장애, 17억 이상의 채무 등이 드러나면서 주위 안타까움을 산 것 역시 이런 이유에서였다.
‘아버지로서 지켜야할 것은 많다. 그러나 포기해야 할 것은 그보다도 더 많다. 자식을 위해 유명인으로서 이미지 타격도 감수하고, 전처에 대한 예의도 저버리지 않았던 그의 뒷모습에 씁쓸한 뒷맛이 감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