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 오버?…바리스타 뿔났다
입력 2015-08-25 16:36 

미국 증시가 중국발 쇼크에 폭락장을 연출한 24일 아침(현지시간). 미국 전역 19만여개 스타벅스 매장에서 일하는 바리스타들은 회장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하워드 슐츠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이메일 요지는 ‘주가 폭락에 고객들 기분이 우울해졌을 테니 오늘 만큼은 보다 친절한 서비스로 고객을 응대하라는 것이었다. 슐츠 회장은 우리 고객들이 느끼고 있을 압박감에 매우 민감히 대응하자”면서 그들이 우리에게 갖고있는 기대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자”고 강조했다.
하지만 직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평소에도 친절하게 고객을 맞았는데 주가가 떨어졌다고 해서 이른 아침 출근하자마자 또다시 ‘특별한 친절을 주문하는 슐츠 회장 이메일에 질린다는 반응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도 슐츠 회장의 이메일을 ‘기이한(bizarre) 메모라고 표현하면서 주가 폭락 와중에 유일하게 당신을 달래준 사람이 있다면 그는 슐츠 회장일 것”이라고 비꼬았다.
슐츠 회장은 다른 미국 대기업 CEO들과 달리 사회 현안들에 대해 공공연히 본인 의견을 표출해왔다. 또 자신의 생각을 스타벅스를 통해 캠페인화하기도 했다. 지난 2012년 슐츠 회장은 미국 재정절벽을 우려해 스타벅스 커피잔에 ‘come together(화합하라)라는 표어를 새겨 서비스하도록 지시했다. ‘재정절벽을 막을 수 있도록 민주당과 공화당이 화합하라는 의미에서였다. 과거에는 스타벅스는 총기를 휴대한 고객을 반기지 않겠다”면서 총기 소지자들의 매장 입장을 거부했다. 지난 3월에는 인종차별 철폐를 위해 ‘레이스 투게더(Race Together) 캠페인을 벌이다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올초 흑백갈등이 불거지자 슐츠 회장은 스타벅스 커피잔에 ‘Race Together라는 문구를 새겨넣도록 했는데 스타벅스가 사회 갈등을 마케팅에 활용한다는 역풍을 맞아 한달만에 접어야 했다.
이 때문에 이날 슐츠 회장의 과잉 친절 응대 지시도 사회 이슈에 대해 ‘오지랍 넓은 그의 과장된 행보를 보여주는 또다른 사례라는 지적이 많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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