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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②] 윤소이 “예능으로 대중과 소통…라디오 DJ도 하고파”
입력 2015-08-25 10:03 
[MBN스타 김윤아 기자] 배우 윤소이는 최근 종영한 SBS 예능프로그램 ‘썸남썸녀를 통해 어느 때보다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윤소이는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가족사를 솔직하게 고백하며 많은 시청자들과 함께 울었다.

예능의 파급이 이렇게 클 줄 몰랐어요. ‘썸남썸녀 촬영 이후 자가 치유 된 것처럼 후련해지고 개운해졌어요. 그런데 제가 당시 제 감정에 취해서 어머니의 입장은 생각 못 했더라고요. 엄마가 ‘딸이 그렇게 생각하는 걸 알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으셨을 거예요. 저야 직업이 배우다 보니 대중들의 관심이 부담스럽지 않지만, 엄마에겐 죄송했어요. 그런데 가족끼리는 오히려 방송 이후 더 쫀쫀해졌어요. ‘서로 이렇게 생각했구나. 내 딸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겠구나라고 이해했고, 솔직하게 서로 얘기하는 시간이 많아졌거든요.”

윤소이는 이후 방영된 tvN 월화드라마 ‘신분을 숨겨라에서 자신의 성장배경과 똑같은 민주 역할을 맡았다. 상처 많은 배우가 연기를 잘하고,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어본 사람이 다양한 경험과 감정으로 연기를 잘한다는 말이 있다. 이를 입증하듯 윤소이는 이번 작품에서 민주와 동병상련을 느끼며 깊어진 감정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감독은 민주(윤소이 분)가 죽은 아빠 때문에 오열하는 장면 촬영 이후에, 다음 작품에서 또 보자”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저는 태어나서 한 번도 아빠를 불러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작품에서만큼은 항상 아빠가 많았죠. 영화 ‘아라한 장풍 대작전 때는 안성기 선배님을 아빠라고 불렀는데 당시 굉장히 어색했어요. 류승완 감독님께 평상시 해본 적이 없어 어색하고 낯설다고 호소하기도 했어요. ‘아빠는 연기를 하면서도 친해지기 어려운 단어였죠. SBS 드라마 ‘무사 백동수에서도 엄마는 없고 아빠만 있는 역할을 맡았어요. ‘대리만족이라도 하라고 이런 작품들이 주어지는 건가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최근 제가 맡은 ‘신분을 숨겨라의 민주는 저와 상황이 비슷했어요. 아버지에게 버림받아 아버지를 향한 애증이 있는 캐릭터였죠. 감독님과 얘길 나눌 때 느껴지는 대로 하겠다고 했어요. ‘소이도 아버지에게 이런 애증이 있는데, 민주도 그렇지 않을까? 상상해보기도 했죠. 덕분에 표현하는데 좀 더 수월했어요. 사실 저는 아버지를 대면한 적이 없지만, 실제로 만나면 어떤 느낌일지 계속 생각해봤어요. 그래서 민주 캐릭터는 저에게 남달랐어요.”

윤소이는 예능 출연하길 잘했다고 생각한 이유 중 하나로 대중들과의 소통을 꼽았다.

저의 가정사를 고백한 이후, 트위터를 비롯해 팬레터를 굉장히 많이 받았어요. 저처럼 편부모 밑에서 자란 친구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이 공감하고 자신의 상처를 들여다 볼 용기가 생겼다고 말씀해주셨어요. 한 배우 선배에게도 연락이 왔어요. ‘너를 보고 나도 용기가 생겼다. 내가 남자를 못 믿는 것도 그런 이유인가 보다고 고백하셨죠. 이런 사연들을 수도 없이 많이 받았어요. 중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자녀를 둔 엄마들까지 다들 자신의 아픔을 끄집어보기 싫은데 저를 통해 본 사람들이 많았나 봐요. 누군가 저로 인해 치유가 됐다니 정말 감사했고, 응원해주셔서 힘이 됐어요.



‘썸남썸녀 방영 이후 윤소이에게 라디오 DJ라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심야 라디오 DJ를 하고 싶어요. 어릴 때는 제의가 들어와도 각자 나이 때의 감정을 모르겠어서 거절 했어요. 30~40대 감성을 모르는 어린 20대가 DJ를 하는 게 저 스스로도 인정이 안됐거든요. 저는 10대, 20대를 지나왔고 지금은 30대와 공감하고 있잖아요. 앞으로 40대를 준비하며 대중들과 삶을 공유하고 많은 지혜를 얻고 싶어요. 배우라는 직업이 사실 대중과 소통하는 기회가 한정적이에요. 우린 작품 끝나면 끝이잖아요. 무대에 선다 해도 1대1로 교감할 수 없어 많이 아쉬웠어요. 그래서 요즘은 팬들과 트위터로 메시지를 주고받아요. 한 분은 제게 ‘언니는 아빠가 보고 싶지 않냐. 찾는 게 좋을까라고 물어왔는데, 저도 어떻게 조언을 해줘야할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아버지의 존재가 궁금할 때도 있지만, 엄마의 입장을 생각 안 할 수도 없고, 이런 교류를 통해 자문자답하면서 제 스스로가 성숙해지는 것 같아요.”

대중과의 소통에 목말랐던 윤소이는 예능 출연의 좋은 점을 몸소 체험했다. 그렇다고 예능프로그램만 하면서 이미지를 소모하고 싶지 않다는 배우로서의 철학도 분명했다.

제가 데뷔할 당시에는 예능을 저평가했다기보다는 예능에 에너지를 쏟으면, 시청자들이 연기를 보고 공감하기 힘들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미지가 안 좋은 광고, 화보 들은 일절 안 했죠. 많은 노출 이후에, 구구절절 울면서 하는 연기를 하면 대중들과 교감이 안 된다고 생각 했어요. 요즘은 예능이 대세여서 많이들 하고 있고, 저도 대중들과 소통하는 방법으로 예능을 선택하게 됐어요. 팬들과 소통하다보면 거기서 힘을 많이 얻어요. ‘내가 잘 하고 있나 끊임없이 의심하고 긴장하는데, 회사에서 아무리 칭찬해도 때로는 사탕발림처럼 느껴질 때가 있거든요. 그런데 대중은 직설화법으로 ‘이번에 너무 좋았어. 별로였어라고 바로 바로 반응해주시니깐 저는 오히려 좋더라고요. 앞으로도 예능 출연은 굳이 마다하지 않을 거예요. 그러나 배우인데 계속 예능만 하다가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다 써버리고 싶진 않아요. 이슈메이킹만 하고, 광고만 찍다가 사라져 버리면 안 되잖아요. 저는 50대 60대에도 연기를 하고 싶어요.”

윤소이는 ‘썸남썸녀 출연 이후 ‘악플도 많이 달렸다고 말하면서, 그래도 무플보단 악플이 낫지 않냐”고 쿨 하게 받아들였다.

소개팅 하는 장면에서 ‘예쁜 척 꼬리를 쳤다. 네 가정사 안 궁금하다며 악플이 달리기도 했는데, 괜찮아요. 저는 사실 그동안 ‘무플이 많았거든요. 하하. 아무리 못해도 댓글을 다시는 분들은 저를 위해 몇 분은 투자해주시는 거니깐. 그것도 관심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감사해요.”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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