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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View] ‘힐링캠프’ 정형돈, ‘솔로몬 병’의 검은 그림자
입력 2015-08-25 09:26 
사진=SBS 방송 캡처
[MBN스타 이다원 기자] 솔로몬 병 : 신조어, 어떤 사건이나 사안에 대해 기계적 중립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믿는 사람들의 병. 본인이 굉장히 현명하고 중립적인 듯 포장하는 습관.

SBS ‘힐링캠프 500인에 나선 방송인 정형돈에겐 ‘솔로몬 병의 그림자가 드리워 있었다. 우유부단하지 않다면서도 양가적 감정에 빠져 쉽사리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지 않고 모호한 대답을 취했다. 보는 이도 답답했지만, 그렇게 변한 이유가 입에서 흘러나오자 고개가 끄덕여졌다.

24일 오후 방송된 ‘힐링캠프 500인은 정형돈이 게스트로 나서 자신에 대한 얘기와 499인 MC들의 사연을 듣는 시간으로 이뤄졌다. 오랜만의 토크콘서트 출연인 만큼 정형돈은 처음부터 바짝 긴장해 있었다.

정형돈의 솔로몬 병은 작은 우스개부터 시작됐다. 그는 MC 김제동이 4대강은 알지만 4대천왕은 대체 뭐냐”는 질문에 전 정부의 ‘4대강 사업을 의식한 듯 정치적 발언은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유재석에 관한 평가에 대해서도 일절 발언을 삼갔다.



그의 조심성은 우유부단한 느낌으로 이어졌다. 김제동이 옆 자리를 떠나자 이렇게 자리가 비는 게 싫다”고 반응하다가도 평소 외로움이 많으냐”는 질문엔 그렇게 ‘모 아니면 도라는 식의 사고방식이 싫다. 나를 단정짓지 말라”고 정색했다.

그러자 김제동은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그럼에도 늘 속시원히 대답하지 못하고 회색분자처럼 굴었다. 개그맨 생활에 만족하느냐”는 간단한 질문에도 그런 질문도 싫다. 어떤 때는 만족하다가도 어떨 땐 불만도 생기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객석에선 야유가 쏟아졌다. 솔직한 의견을 피력하지 못한다는 분위기가 물씬했다. 정형돈은 주위의 눈치를 살피더니 내가 좀 변한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연예인이란 직업을 가진 뒤 욕도 많이 먹고 악플도 살펴보면서 상처를 받았던 것 같다. 그때부터 내 의견을 말하면 양쪽으로 갈리는 것 같아 싫었다”며 지금까지 솔직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100% 솔직하진 못할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김제동이 모든 사람에게 그러느냐”고 묻자 아니다. 고등학교 친구들 몇 명 앞에선 내 의견을 말한다. 솔직해지는 것 같다”며 불특정 다수에 대한 공포심을 은연중에 드러냈다. 이어 사람이 참 무서운 것 같다. 적어도 내겐 사람이 두려운 존재”라고 덧붙여 위축된 그의 심리를 내비쳤다.

그동안 방송에서 건방진 콘셉트로 큰 웃음을 줬던 정형돈이었지만, 이날만큼은 꽁꽁 감춘 내면을 엿볼 수 있었다. 무엇이 그의 영혼을 봉인했는지 모르겠지만, 대중의 시선 속에서 자유롭지 못한 스타들의 일면은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솔로몬 병의 그림자가 짙은 그 표정이 못내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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