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대항마로 꼽히는 조 바이든 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주말 비밀회동을 가졌다.
유력 후보인 클린턴 전 장관이 이메일 파동 등으로 대세론에 심각한 타격을 입자 이대로 가다가는 정권을 공화당에 내주게 될 것이라는 당내 불안감이 확산된 탓으로 보인다. 반면 클린턴 전 장관은 여름휴가를 포기하고 유세 계획을 세우는 등 다급한 행보를 보였다.
22일(현지시간) 바이든 부통령과 워런 상원의원이 워싱턴DC의 해군성 천문대에서 만나 정치적 거취를 논의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경선 출마 여부를 고심중인 바이든 부통령은 주말에 델라웨어주 월밍턴 자택에 머물던 중 조용히 워싱턴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비밀회동은 힐러리 대세론이 휘청이자 민주당 대선주자로 새 인물을 내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미국 정치권의 관측이다. 바이든 부통령은 당초 불출마를 계획했으나 클린턴 전 장관 대세론이 흔들리자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이달 초에는 백악관이 바이든 부통령을 지지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논란이 일기도 했다. 워런 상원의원도 현재까지는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클린턴 전 장관의 대항마로 당내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인사다. 워런 상원의원 스스로도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좌파의 극단에 있는 인물이어서 본선 경쟁력은 높지 않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여론이 심상치 않자 여름 휴가를 떠나려던 계획을 접고 유세에 나서기로 했다. 27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민주당 평당원 조직을 방문하고 28일에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민주당 전국위원회에서 연설할 계획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당초 22일부터 2주일간 휴가를 떠날 예정이었다.
힐러리 대세론에 결정타를 입힌 이메일 파동은 현재 연방수사국(FBI) 수사가 진행 중이다.
클린턴 전 장관 캠프는 정책공약 중심으로 유세를 이어오다 최근 이메일 파동 해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니퍼 팔미어리 캠프 대변인은 (이메일 파동과 관련해) 적극적인 해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개인 이메일로 뭔가 잘못을 저질렀다는 여론이 56%에 달했다. 공화당은 클린턴 전 장관의 이메일 스캔들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