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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배성우, ‘주연 혹은 조연’ 그 경계를 허무는 명품배우
입력 2015-08-22 10:39 
[MBN스타 최윤나 기자] 영화 ‘베테랑 ‘뷰티 인사이드까지 배우 배성우가 최근 스크린을 통해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조연으로 이미 빛나는 존재감을 자랑하며 자리 잡은 그가 ‘오피스를 통해 이번엔 조연이지만, 한 회사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의 중심인물이 돼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역할을 맡았다.

‘오피스에서 배성우가 맡은 김병국 과장은 뭐든 열심히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보여줘 오히려 사람들이 얕잡아 보이는 사람이다. 그는 어느 날 회사에서 퇴근한 뒤 집에 돌아와 자신의 어머니, 아내 그리고 아들까지 살해한다. 자신의 가족을 살해했다는 점이 소름 끼치지만, 김병국 과장의 얼굴에는 사회생활의 스트레스로 인해 아무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슬픔이 그려져 있다.

사진=스틸컷


대부분 연기를 하면 인물의 정서, 목적, 이유를 고민해요. ‘오피스는 그 고민을 한 하면 안 되면서, 또 장르가 공포-스릴러다 보니 무서워야 하는 부분도 생각을 많이 했죠. 어떤 게 무서울 거냐. 인상을 쓰나, 무표정으로 사람을 죽이는 캐릭터가 김 과장이 처음은 아닌데 단순 살인마는 또 아니고. 그리고 이 자체가 논리적으로만 풀 수 있는 영화가 아니라서 그런 느낌도 내야 했고 고민 많았죠.”

일단 김 과장 캐릭터는 무서워야 했어요. 그러면서도 그 안에 캐릭터의 정서가 담겨야 무의미해지지 않으니까. (찍으면서) 마음이 아팠죠. 요즘 사회가 슬프잖아요.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소위 자리를 잡았다는 사람들도 끊임없이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을 해야 하는 사회니까. 그런 전체적인 부분에서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김 과장은 그런 사회에서 적응도 못 하고 한계에 도달한 사람이잖아요. 제가 가족을 죽일 때 피가 튀어 묻는 사진이 한 장 있는데, 그 사진을 촬영 들어가기 전에 찍었어요. 그때 진짜 마음이 이상하더라고요. 이게 피가 튀게 될 사진이라 생각하니까 말이예요.”

어떤 배우나 그런 마음가짐으로 임하겠지만, 배성우는 특히나 캐릭터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듯했다. 캐릭터를 단면적으로 이해하기보단 정말 그 안에 연속되는 감정들까지 전부 다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다. 특히 ‘오피스에서는 대부분 연기가 대사가 아닌 표정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오히려 더 어렵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편한 건 오피스가 더 편했어요. 영화를 보는 분들이 어떻게 볼지는 모르겠지만, 촬영하면서 감독, 스태프들과 이야기하고 계산하며 연기하려고 노력했거든요. 예를 들어 ‘베테랑의 경우는 계산이라기 보단 일단 재미를 줘야 한다는 느낌이 강하니까, 조금 더 부담됐던 것 같아요. 물론 (‘베테랑도) 재미있게 찍었지만, 오히려 ‘오피스 연기할 때가 더 마음이 편했다고 해야 할까요? 인물은 더 어렵고 복잡한데 연기하는 재미가 조금 더 있었죠.”

영화 개봉 전 진행된 제작보고회에서 배성우는 (영화 속 캐릭터가) 비중이 큰 역할이라 좋았다”고 솔직한 마음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공연계에선 주연으로서 자주 연기를 하는 그이지만, 영화계에선 양념과도 같이 다른 배우들을 돋보이게 해주는 조연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그도 언젠간 영화에서 매번 주연을 맡는 날이 올 거란 희망을 품고 있을 것이다.

물론 욕심나죠. 주연의 개런티도 욕심이 나고요. 당연한 거 아니에요? 먹고 살기 힘든데(웃음).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연기하는 거 좋아서 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배우로 자리 잡았다는 게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먹고산다는 게. 제가 공연 쪽에서 주연을 많이 했어요. 관찰자나, 관찰되는 사람으로 나오든, 이야기를 끌고 가는 역할이었는데 그 매력을 연극을 할 때 많이 느꼈거든요. 그래서 영화로 이야기를 끌고 가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궁금해요. 근데 또 걱정되는 게 그랬는데 흥행이 안 되면 안 되잖아요(웃음). 주연 하시는 분들 참 대단한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요.”

사람들이 기억하는 배성우는 각각 매우 다를 것이다. 최근 개봉을 한 영화들만 살펴봐도 그렇다. ‘베테랑에서는 웃기면서도 나쁜 짓을 서슴지 않는 범죄자로, ‘뷰티 인사이드에서는 변한 자신의 모습에 슬퍼하는 남자, 마지막으로 ‘오피스에서는 일가족을 살해한 살해범까지 그의 변신은 경계가 없다.

사실 제가 자리를 찾는 게 아니라 절 찾아 주는 거잖아요. 앞으로 좋은 배우들, 같이 해보고 싶은 배우들도 많아요. 물론 예쁜 여배우랑도요(웃음). 아직까지 작품에서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송강호, 최민식 선배와도 해보고 싶죠. 또 같이 작품을 했던 배우들도 조금 더 같이 많은 분량을 나누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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