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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에 약한 오승환, 무엇이 문제일까
입력 2015-08-22 06:59  | 수정 2015-08-22 10:33
[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사카) 안준철 기자] ‘끝판대장 오승환(33·한신 타이거즈)가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 약점이라도 잡힌 것일까. 올 시즌 요코하마에 유독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1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요코하마와의 경기도 그랬다. 팀이 3-1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선두타자 마쓰모토 게이지로는 돌직구를 앞세워 헛스윙 삼진으로 잘 잡았다. 하지만 시모조노 타츠야와도 돌직구 승부를 이어가다가 홈런을 맞고 말았다. 3-2로 요코하마가 턱밑까지 추격하는 상황. 그래도 오승환은 침착하게 나머지 두 타자를 뜬공으로 잡고 시즌 37세이브를 올렸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은 2.84에서 2.95로 올랐다. 센트럴리그 세이브 부문 선두를 질주하고 있지만, 3점대에 가까운 평균자책점은 어색하기만 하다.
오승환의 평균자책점이 높은 이유는 요코하마를 상대로 부진한 게 가장 크다. 이날 경기까지 올 시즌 요코하마를 상대로 9경기에 8⅔이닝을 던져 1패 7세이브를 거두고 있지만, 평균자책점이 7.27로 높다. 특히 올 시즌 허용한 피홈런 6개 중에서 3개가 요코하마를 상대하다가 얻어맞은 것이다. 일본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만 하더라도 특정팀에 약점을 보이진 않았다. 가장 성적이 안 좋았던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상대로도 평균자책점이 3.48이었다.
지난해 요코하마에게 강했던 오승환이 올 시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도 이례적인 부분. 지난해 오승환은 요코하마를 상대로 14⅓이닝을 던져 2승1패 8세이브 평균자책점 1.88의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1년 새 이와 정반대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요코하마의 홈구장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는 더욱 그렇다. 4⅓이닝을 던져 1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이 12.46이다. 요코하마에게 맞은 홈런 3개 중 2개가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나왔다. 지난 7월3일에는 3-1로 앞선 9회말에 등판해 ⅓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안타 4개를 얻어맞고 3실점해 패전 투수가 됐고, 9일에는 3-0으로 앞선 9회에 등판해 1이닝 3피안타 2실점 하며 간신히 시즌 32세이브째를 올리기도 했다
요코하마 스타디움이 작은 규모라 장타가 쉽게 나온다는 점이 오승환이 올해 요코하마에게 약한 이유로 볼 수 있지만, 역시 오승환의 돌직구 위력이 예전 같지 못하다는 게 일본 현지의 시각이다. 심심치 않게 150km를 찍었던 최고구속은 최근 들어 140km 후반대에 머물고 있고, 속구의 회전수가 감소하면서 그 위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오승환의 쿠세(투수들의 피칭 습관을 뜻하는 일본어)를 요코하마가 잘 분석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지난해 오승환에게 철저하게 당했기 때문에 요코하마가 오승환 분석에 열을 올렸다고 한다.
물론 오승환은 상대가 누구냐는 것을 의식하고 공을 던지지는 않는다”며 요코하마전 열세를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하지만 홈런을 계속 맞는 부분에 대해서는 몸이 안좋거나, 컨디션이 떨어진 상태가 아닌데, 홈런을 맞아서 당황스러운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승환은 앞으로는 더욱 집중해서 더 많은 세이브를 올리도록 하겠다”며 심기일전을 다짐했다. 남은 요코하마와의 경기에서 오승환이 이전과 같은 안정감 있는 투구를 펼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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