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을 위해 수중조사에 나선 중국 상하이샐비지 소속 잠수사들이 침몰 해역의 거센 조류와 탁한 시야 때문에 아직 제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중국인 잠수사들은 24시간 바지선에 대기하며 유속이 약해질 때마다 잠수를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9일 첫 잠수에서 세월호를 보지 못했지만, 20일 세월호 우측면에 처음으로 도달했고 이날도 세월호까지 접근했다.
하지만, 잠수사들은 혼탁한 시야 때문에 세월호를 육안으로 보기 어려워 손으로 더듬는 수준이라 세월호의 창문·출입구 등에 식별장치를 표시하는 등 본격적 조사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상하이샐비지가 투입한 잠수사들은 20년 경력의 잠수 베테랑들이지만, 수심에 따라 조류의 방향과 속도가 다른 맹골수도에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더구나 제15호 태풍 고니가 북상하고 있어 적응 시간이 좀더 필요할 전망이다. 고니는 중형급의 매우 강한 세력을 가진 태풍으로 현재 필리핀 마닐라 동북쪽 해상을 지나 차츰 일본쪽으로 방향을 꺾을 전망이다.
내주 월요일에는 제주·전남과 주변 해상이, 화요일에는 충청이남 지역까지 태풍 고니의 영향권에 들 것으로 전망돼 세월호 인양팀의 해상 작업도 일시 중단된다.
해수부와 상하이샐비지는 일요일까지 수중조사를 계속하고, 태풍의 진행 방향과 속도에 따라 다음주 초 바지선과 예인선을 목포항으로 대피시킬 계획이다.
세월호 수중조사와 촬영은 본래 열흘로 계획됐지만, 잠수사들의 적응 기간과 태풍의 영향 등으로 조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작업 기간이 늘어난다고 해서 상하이샐비지에 주는 정부 예산이 늘지는 않는다. 정부는 세월호 인양대금 851억원을 잔존유 제거·유실방지 작업이 끝나면 25%, 세월호 선체인양 및 지정장소 접안시 55%, 육지로 끌어올리고 나면 20% 등 세차례로 나눠 지급하기로 계약했기 때문이다.
상하이샐비지는 수중조사가 끝나는 대로 잔존유 제거와 미수습자 유실방지를 위한 안전 그물망 설치를 시작한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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