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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멧 투척’ 강정호, 이것만은 조심하자
입력 2015-08-20 06:01 
강정호도 사람이다. 매일 포커페이스를 유지할 수는 없다. 사진= 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말 그대로 ‘폭발이었다. 강정호(28·피츠버그)는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10호 홈런이 아닌 다른 것으로 주목받았다.
강정호는 이날 6-6으로 맞선 9회말 1사 2루에서 우측으로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날렸지만, 상대 1루수 폴 골드슈미트 글러브 정면에 걸렸다. 골드슈미트가 2루에 송구, 귀루가 늦은 2루 주자를 아웃시키며 병살타가 됐다.
9회초 수비 실책으로 동점의 빌미를 제공했던 강정호는 잘 맞은 타구가 아웃이 되자 절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타구가 잡히는 순간 그대로 주저앉은 그는 더그아웃에 들어와 헬멧을 집어던졌다. 그가 내던진 헬멧은 더그아웃 한쪽에 놓여 있던 풍선껌 상자를 정확히 가격했다.
세계에서 야구를 제일 잘한다는 자부심으로 살아가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이다. 그러다 보니 가끔 원하는 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배트를 내리친다거나 죄 없는 음료수통을 뒤엎기도 한다. 이것 또한 경기의 일부다.
강정호도 다르지 않다. 평소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그이지만, 이때만큼은 감정을 절제하지 못했다. 그 정도로 충분히 극적인 상황이었다.
감정 표현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다. 적절한 액션은 자신의 승부욕을 보여줄 수 있다.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것은 부수 효과다.
그러나 모든 것이 과하면 아닌 것만 못한 법. 지난 주말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외야수 저스틴 업튼이 보여준 행동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외야수 저스틴 업튼은 지난 주말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원정 경기 도중 2루에서 견제 아웃된 뒤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더그아웃에서 헬멧을 집어던졌다.
공교롭게도 이 헬멧은 더그아웃 앞 의자에 앉아 있던 팀 동료 욘더 알론소의 머리를 강타했다. 업튼은 바로 사과했지만, 알론소는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껌과 해바라기씨가 든 바구니를 뒤엎으며 불쾌함을 보였다.
이 사태는 다음 날 알론소가 포수 마스크를 쓰고 더그아웃에 등장하는 ‘깜짝쇼를 벌이면서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그러나 업튼의 행동은 팀 분위기 전체를 망치고 동료를 다치게 할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었다.
강정호의 ‘헬멧 투척은 다행히 다친 선수도 없었고, 경기도 팀의 승리로 끝났다. 이제 또 다른 경기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강정호는 20일 PNC파크에서 열리는 애리조나와의 홈경기 5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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