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성과보상제 상징 美GE마저도…"직원평가 안하겠다"
입력 2015-08-19 16:53 

미국 기업들 사이에 경영의 기본원칙으로 여겨졌던 평가보상시스템이 사라지고 있다.
19일 미국 기업생산성연구소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딜로이트 갭 어도비 등 포춘이 선정한 500대 기업 가운데 10%가 연례 직원평가제도를 없앴다. 철저한 평가보상시스템을 전통으로 갖고 있는 제너럴일렉트릭스(GE)조차 정기 직원 평가를 없애는 대열에 합류했다. 이는 직원평가를 경영진의 주요 임무로 삼고 있고, 평가결과에 따른 차별화된 보상이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여기는 많은 기업들에게 시사점을 주고 있다.
브라이언 코프 GE 인사담당 임원은 이날 매년 한 차례 실시하던 직원에 대한 평가 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경영진과 직원들이 자유롭고 빈번하게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며 기업 혁신이 훨씬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GE는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있으면 수시로 경영진에 건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GE는 경영진과 직원이 정기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직원들 간에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우수한 아이디어가 생기면 실패를 걱정하지 않고 시도해 볼 수 있는 기회도 부여하기로 했다. 특히 GE 직원 중 약 8만명이 올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일종의 파일럿프로그램 기회를 부여받았다. 이들은 내년 말까지 회사의 재정적 지원을 받으며 사업화를 시도하되 실패하더라도 패널티를 받지 않는다. 최근 경영환경이 지속적인 혁신을 요구하면서 주요 기업들이 속속 평가보상시스템을 중단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평가보상시스템으로 성장을 이어온 GE 만큼은 쉽게 평가보상시스템을 포기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기업생산성연구소는 향후 더 많은 기업들이 이같은 트렌드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했다.
컨설팅회사인 타워왓슨의 레빈 제스터선 컨설턴트는 기업들이 연례 직원평가제도를 없애게 된 이유로 IT기술의 발전과 CEO에 부여된 더 많은 책임 등을 꼽았다. IT기술 발전으로 인해 굳이 연례평가를 실시하지 않더라도 직원들의 근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IT기술의 도움으로 경영진과 직원 또는 직원들끼리 손쉽게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 생겼다. 관리직에 부여된 업무가 늘어나 하급 직원들을 평가할 수 있는 물리적인 여유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서울 =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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