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돈 몰리는 ‘스팩’ 공모…하락장 투자 대안 될까?
입력 2015-08-19 15:31 

비상장사와의 합병을 전제로 공모하는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초저금리 시대에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고 합병 시 주가가 크게 상승 할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스팩은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로, 투자자를 모집할 때 우량회사와의 합병을 조건으로 내건다. 특정 회사와의 합병이 결정되기 전까지는 주당 2000원 수준의 공모 가치를 갖고 있지만 증시에 상장하고 합병이 결정되면 상대 회사의 가치를 흡수하는 장점이 있다.
물론 스팩이 도입된 2009년부터 2011년까지는 상장한 22개 중 10개만이 합병에 성공하면서 투자 매력이 저평가 됐고 스팩 관련 펀드에서 환매 물량이 쏟아져 발행가 대비 손실을 본 종목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중자금들이 스펙에 몰리는 것은 초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데다 합병에 성공하면 몇배의 수익을, 합병 실패에도 연 1.0% 이상의 이자를 보장한다.

실제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스팩은 28개로 이들 종목의 공모가는 각각 2000원으로 18일 종가 기준으로 평균 17.35% 상승했다. 합병이 결정되기 전에도 이미 증시 상승률을 뛰어 넘는 수익이 발생한 것이다. 케이비제7호기업스팩은 지난 3월에 상장해 32.5%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이유로 스팩의 청약 경쟁률은 수백대 1을 거뜬하게 넘으며 열풍이다. 지난 5월에 상장한 엔에이치기업인수목적5호는 일반 청약 경쟁률이 379대 1을 기록해 대박을 터뜨렸다. 청약증거금으로는 1조4800억원이 몰렸다.
상반기 흥행에 성공한 증권사들은 하반기에도 스팩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들어 교보4호스팩, 교보5호스팩, 현대드림스팩3호, KTB스팩3호가 청약을 완료했다. 업계는 올해 하반기 최소 13개 이상의 스팩이 신규 상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스팩이 일반 종목보다 정보가 부족한 만큼 신중하게 투자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공시를 통해 회사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만큼 임직원의 불공정거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소리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콜마비앤에이치와 계열사 임직원이 합병 전 주식을 대거 사들인 정황을 포착해 검찰에 통보한 바 있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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