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기획…‘19금 공연’④] 성적인 자극 vs 리얼리즘, 이것이 문제로다
입력 2015-08-19 11:58 
사진=크레이지호스파리, 쿠거 포스터
[MBN스타 김진선 기자] 19금 공연은 작품이 오를 때마다 논란이 될 뿐만 아니라, 외설이란 말부터 시작해 배우들의 인권까지 논하기도 한다. 1995년 연극 ‘미란다 주연 겸 연출자는 공연음란죄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아 공연예술물의 법에 최초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극 중 여 주인공이 나체로 약 10분 간 하루 2차례나 출연함으로서 여성의 신체를 상품화한 것과 지나친 상업적 의도를 나타낸 혐의다. 앞서 1988년 극단 바탕골의 ‘매춘이라는 작품도 외설 시비에 올랐지만, 표현의 자유로 승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 19금이라고 해서 외설적이거나 선정적인 내용에만 치우친 것은 아니기 때문에, 19금을 단지 ‘등급이 아닌, ‘작품성 측면으로 봐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선정적인 것을 추구하는 것과 작품의 리얼리즘을 강조하기 위한 노출을 보는 시각 또한 다르고, 등급만으로 규정지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한 티켓 판매 관계자는 19금이라는 것이 미성년자가 내용적으로 볼 수 없는 장면을 다루는 것인지, 노출이나 폭력 등인지에 대해 봐야한다. 19금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있다고 해서 색안경을 끼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 19금이라고 해서 작품적으로 좋다 나쁘다 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작품의 다양성도 존중돼야 하기 때문에, 등급은 중요한 잣대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쿠거 ‘베어 등의 제작사 임동균 대표는 MBN스타에 19금 작품이라도 작품성이 좋으면 충분히 인정받을 만 하다”며 ‘쿠거는 원작의 70%를 바꿨다. 15금으로 가도 괜찮을 듯한 수위다. ‘베어는 원작과 바꿀 수 없어서 미국 작품을 그대로 담았다. 마약에 동성애, 임신과 자살 까지 들어가지만, 15금으로 수위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쿠거는 다양한 여성 연령층이 즐기고 동감할 수 있는 작품이고, ‘베어는 캠퍼스 내용을 담기 때문에, 각각의 수위를 조정했다는 것이 임 대표의 설명이다.

임 대표는 이어 19금 작품은 앞으로도 더 성장할 수 있는 분야”라며 예전에는 노출로 이슈가 됐다면 작품성에 무게를 둔 작품들이 각광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적당한 수위에, 관객들의 욕구를 채워준다면, 노출이 다가 아닌, 업그레이드 된 작품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19금 연극 연출가 성시환은 19금 작품이라고 단지 선정성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회나 가족 등의 포괄적인 내용을 작품에 담는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19금 작품에 대한 선입견 때문인지 대관이나 배우 캐스팅이 쉽지 않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원종원 뮤지컬 평론가는 19금 작품에 대해 기본적으로 무대에 19금은 어울리지 않는 접근이다. 모든 매체가 19금이라는 선정성을 잣대로 들이댈 수 없기 때문이다. 작품의 수위는 지상파와 케이블TV, 또, 유 무료 채널마다 다르다. 같은 콘텐츠라도 기준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연은 돈을 지불하고 장소로 가는 사람이 즐길 수 있는 문화다. 틀면 나오는 TV나 비교적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와 같은 수준으로 콘텐츠 제재를 받는 다면 부당하다”라며 차라리 연령제한을 두지 않는 것이 낫다. 세계 어느 나라도 그런 부류의 선정성을 논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원 평론가는 또, 19금 작품은 윤리의 문제다. 영국에서도 객석의 사람을 불러내서 성행위를 벌이는 연극 논란이 된 적 있다. 진짜 관객이면 돈을 내고 성행위를 한 매춘이 되는 것이지만, 배우가 관객인 척 앉아 있다가 연기를 하는 것이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진짜가 아니었다면 상황의 설정이기 때문”이라며 진위여부를 따진 적은 있고, 성인물 규제에 따라 미디어 자체가 보편적으로 성적인 노출이 있다고 고지하는 것은 권장해야 하지만, 19금 작품 자체가 논란이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전했다.

이어 원 평론가는 외설이냐 예술이라는 것은, 작품을 보고 미학적인 갈구를 느끼게 하는 것이 목표라면 현재는 없다. ‘교수와 여제자처럼 성적인 자극을 강조하는 작품이라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리얼리즘을 부여하기 위한 자극은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과거 ‘스프링 어웨이크닝에서 김무열의 뒷모습이 나와 논란이 되기는 했지만, 이는 리얼리즘을 부여하는 것이지, 외설로 논하기는 힘들지 않은가”라고 설명했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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