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텐진 사고현장에 비내려…맹독성 시안화나트륨 '2차 환경피해 우려'
입력 2015-08-19 09:06 
텐진 시안화나트륨/사진=MBN
텐진 사고현장에 비내려…맹독성 시안화나트륨 '2차 환경피해 우려'

초대형 폭발사고 현장인 중국 톈진(天津)에 비가 내리면서 사고 지역 주변에 산재한 맹독성 물질의 유출, 기화 등에 따른 2차 환경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18일 중국 재경망 보도에 따르면 톈진항 사고현장에 유출된 맹독성 시안화나트륨이 물을 만나 시안화수소로 바뀌면 대기환경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또 현장 부근의 오염물이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비가 내리면서 사고 지점 반경 3㎞ 밖 도로에서도 백색 거품을 일으키는 빗물 흐름(사진)이 목격되고 있습니다.


'청산소다'로 불리는 시안화나트륨은 금속 도금, 광석 제련, 살충제 등에 사용되는 맹독성 물질이다. 물과 반응해 생성되는 시안화수소는 나치가 제2차 대전 때 학살 등에 사용한 독가스 성분이기도 합니다.

톈진시 기상국은 이날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리다 나중에 가는 비로 바뀔 것이라고 예보했습니다. 비는 19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톈진시 환경당국은 사고지점에서 반경 100m 이내의 핵심구역은 흙, 자갈, 모래 등으로 담을 만들어 오염물이 외부 혹은 바다로 유입되는 것을 막고 있어 외부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불안은 증폭되고 있습니다.

톈진시 환경보호국 총공정사 바오징링(包景嶺)은 폭발사고로 인해 수천t에 달하는 오염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면서 검측에서 기준을 초과하는 오염수가 발견되면 긴급처리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맹독성 시안화나트륨이 빗물속에서 시안화수소로 바뀌면 산성을 띤 기체로 변해 주변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화생방부대와 전문 기술요원들은 이날 핵심구 주변 3㎞ 이내 위험 화학품 수거와 처리에 주력했습니다.

허수산(何樹山) 톈진시 부시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폭발현장을 중심으로 반경 3㎞이내 지역에서 시안화나트륨 처리를 마무리하고 중심지역의 컨테이너에 있는 시안화나트륨 처리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톈진시 당국과 국가해양국은 사고지역 주변과 인근 해역에서 표본조사를 한 결과 미량의 시안화나트륨과 휘발성 페놀 등이 검출됐지만,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아 인체에 무해한 수준이라고 밝히며 주민들을 안심시켰습니다.

그럼에도 시민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뉴웨광(牛躍光) 톈진시 공안소방국 부국장은 사고를 낸 루이하이(瑞海) 창고에 "40종류의 위험 화학품이 보관돼 있다"면서 질산암모늄, 질산칼륨, 시안화나트륨 등 위험화학품이 3천t을 넘는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비가 올 경우 시민들이 현장 부근에서 활동을 삼가고 어떻게 해서든 비를 맞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 규명을 위한 수사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중국 국무원은 양환닝(楊煥寧) 공안부 부부장을 단장으로 한 특별 사고조사단을 출범시켜 사고 조사에 공식 착수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산업안전 분야의 책임자인 양둥량(楊棟梁) 국가안전생산감독관리총국(안전총국) 국장을 엄중한 기율 및 법률 위반 혐의로 낙마시켜 톈진항 사고와의 연관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앞서 현지 공안은 루이하이의 실제 관리자 위쉐웨이(于學偉), 회장 리량(李亮), 부회장 차오하이쥔(曹海軍) 등 회사 책임자 10명을 체포했습니다.

사고 7일째를 맞은 18일에는 톈진시내 곳곳에서 불의의 재난을 당한 시민, 소방관 등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행사가 이어졌습니다.

황싱궈(黃興國) 톈진시장 등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아침 추도식이 거행됐으며 추모의 의미를 담은 사이렌도 시내에 울려 퍼졌습니다.

이날 현재 폭발사고로 인한 사망자 114명 가운데 83명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시당국은 밝혔다. 이중 공안소방대 18명, 톈진항 소방대 32명, 민경 6명, 기타 27명이었습니다.

실종자는 전날 70명에서 57명으로 줄어든 가운데 692명이 병원에서 아직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영상뉴스국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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