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홍상수, 로카르노영화제 `황금표범 트로피` 품다
입력 2015-08-16 15:55 

홍상수 감독의 17번째 장편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가 제68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 국제경쟁부문 대상인 황금표범상을 받았다. 이 영화의 주연 배우 정재영은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배우의 남우주연상 수상은 처음이다.
이 영화의 해외 배급사 화인컷은 15일 홍 감독과 주연배우 김민희가 지난 12일 출국해 기자회견 등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현지 언론이 이 영화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는데, 이런 큰 상을 받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 남우주연상을 받는 정재영은 드라마 촬영으로 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했다.
한국영화의 황금표범상 수상은 배용균 감독의 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1989)에 이어 두 번째다. 홍 감독은 영화 ‘우리 선희(2013)로 같은 부문에 초청돼 최우수 감독상을 받은 바 있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는 홍상수 특유의 유머감각이 돋보이는 로맨스 영화다. 영화감독 함천수(정재영)와 여자 화가 윤희정(김민희)이 만난 사건을 시간의 재구성이란 관점에서 뜯어본 영화다. 심사위원단은 순간적 선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미묘함을 날카롭게 분석했다”고 평했다. 외신은 사회적 명예를 추구하는 지식인의 위선을 재치있게 표현했다”고 극찬했다. 이 영화는 국내에서 다음 달 개봉할 예정이다.

화인컷에 따르면 이번 영화가 상영된 지난 13일(현지시간) 오후 홍상수 감독이 영화제 집행위원장의 소개를 받고 무대에 오르자 3000석을 가득 메운 현지 관객들이 뜨거운 환영의 박수를 보냈다. 관객들은 상영 내내 유쾌한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를 위해 자리도 만석을 이뤘고, 관객들의 다양한 질문이 쏟아져 홍상수 감독의 인기를 실감케했다.
1946년 처음 문을 연 로카르노 국제영화제는 스위스 최대 규모의 영화제다. 베를린·칸·베니스 영화제와 함께 유럽에서 권위 있는 영화제 중 하나로 꼽힌다. 혁신적이고 전복적인 장르 영화를 많이 발굴해왔다. 스탠리 큐브릭, 밀로시 포르만, 벨라 타르, 천 카이거, 구스 반 산트 등의 초창기 작품들이 이 영화제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지난 5일부터 15일까지 열린 이번 영화제에는 한국 배우로는 최초로 문소리가 심사위원으로 뽑혀 현지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문소리는 감독 제리 샤츠버그, 배우 우도 키에르, 감독 나다브 라피드, 다니엘라 미첼랜드(Daniela Micheland)와 함께 영화제 심사를 맡았다.
한편 올해 특별 심사위원상은 ‘티쿤을 만든 이스라엘 감독 아비새 시반(Avishai Sivan)이 받았다. 감독상은 ‘코스모스를 만든 안드레 주라스키(Andrzej Zulawski)가, 여우주연상은 류스케 하마구치(Ryusuke Hamaguch)의 영화 ‘해피 아우어의 주연배우 네 명(사치 나타카, 하주키 키쿠치, 마이코 미하라, 리라 카와무라)이 받았다.
[이선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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