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로 국내 주식시장이 출렁이고 있지만 더이상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만약 중국 정부가 또다시 위안화 절하를 유도하더라도 점진적으로 실행될 가능성이 높고, 지수가 이미 충분히 하락한 상황이기 때문에 더 이상 밀려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12일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인민은행이 예상을 깨고 이틀 연속 위안화를 평가절하하면서 시장 의구심이 확산됐다”며 중국이 환율전쟁을 하는 것은 아닌지, 더 이상 경기 부양 수단이 없는 것인지에 대한 의심이 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하에 나서더라도 급격히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 연구원은 급격한 위안화 절하는 오히려 신흥국 통화가치 급락을 동반해 중국의 수출가격 경쟁력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외부 유동성 유입이 필요한 중국 입장에서는 시장에 충격을 주면서까지 위안화를 빠르게 약세 전환시킬 유인은 없다”고 근거를 들었다.
주식시장의 추가 하락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 코스피는 중국의 이틀에 걸친 위안화 평가절하 충격으로 장중 한때 1950선마저 무너졌고, 막판 낙폭을 회복해 1975.47로 마감했다.
오 연구원은 12개월 후행 주당순자산가치(BPS)로 감안한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는 1950선”이라며 주가가 이미 청산가치 수준까지 하락한 상황에서 지난 이틀간의 위안화 약세가 반복되지 않는 한 주식시장이 받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위안화 절하로 여행주와 화장품주의 하락폭이 깊었지만 중국인 여행 수요는 환율에 민감하지 않다”며 화장품 역시 면세점의 가격 매력이 더 크다는 점에서 이들 업종의 하락은 과대했다”고 밝혔다.
위안화 약세로 인한 원·달러 환율의 급등 가능성도 낮다고 봤다. 위안화 가치 하락에 따른 원화의 동반 약세가 예상되지만 실질실효환율을 감안할 때 원화가 위안화 보다 저평가 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최근 원·달러 환율의 급등을 감안해도 1200원을 추세적으로 돌파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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