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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표절①] “너무 닮았는데?”…韓 드라마 표절수난사
입력 2015-08-12 14:16 
디자인=이주영
[MBN스타 이다원 기자] 최근 SBS 수목드라마 ‘가면과 KBS2 월화드라마 ‘너를 기억해가 또 다시 표절 논란에 휘말렸다. 각각 표절 의혹을 제기한 신진 작가 혹은 작가지망생은 평범한 소재가 아닌데 상당 부분 유사하다”며 의문을 표했다. 양측 제작진은 이에 대해 발끈하며 선을 그었지만 ‘표절이다, 아니다를 판가름 지을 만한 명확한 구분이 없어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드라마를 향한 표절 의혹은 오늘 내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올초 MBC ‘킬미 힐미는 SBS ‘하이드 지킬, 나의 원작 웹툰 ‘지킬 박사는 하이드씨 이충호 작가의 표절 의혹 제기로 한동안 시끄러웠다. 여러 개의 인격을 지닌 한 남자와 평범한 여자가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이 유사하다는 이유였다.

SBS ‘별에서 온 그대도 표절 의혹과 법정 소송으로 난리를 겪었던 작품. 강경옥 작가가 자신의 작품 ‘설희와 유사하다며 박지은 작가와 제작사를 상대로 약 6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의 신경전은 강 작가가 손배소를 취하함에 따라 마무리됐지만 작품에 오점이 남은 건 지울 수 없었다.



KBS2 ‘왕의 얼굴은 영화 ‘관상의 제작사 주피터 필름 측으로부터 저작권 침해로 드라마제작 및 방송금지 가처분 시청을 받았다. 그러나 법원은 ‘관상과 ‘왕의 얼굴이 시대적 배경, 등장인물, 사건의 구성 및 전개, 줄거리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이유로 주피터 필름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왕의 얼굴은 예정대로 전파를 탈 수 있었다.

표절 의혹은 최근작에만 한해 크게 불거졌던 건 아니다. KBS2 ‘아이리스는 저작권 침해 논란을 둘러싸고 2010년,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했으나 승소했고, MBC ‘선덕여왕도 뮤지컬 ‘무궁화의 여왕, 선덕을 표절한 게 아니냐며 뮤지컬 제작사 측과 2억원 대 법정 소송까지 이어갔다.

SBS ‘야왕과 ‘너의 목소리가 들려 역시 인기만큼이나 표절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야왕을 집필한 이희명 작가는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한국방송작가협회에서 제명돼 즉각 제명처분 무효확인 소송으로 맞섰고,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한국추리작가협회 측이 도진기 작가의 단편 추리소설 ‘악마의 증명과 비슷하다며 표절을 주장해 한때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사진=SBS, KBS


이처럼 인기 드라마들은 마치 한 번씩 거치는 통과의례처럼 표절 의혹 몸살을 앓았지만, 어느 하나 확실하게 판명난 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저작물에 대해 표절을 단정지을 만한 기준이나 법적 근거가 제대로 수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표절 시비가 일어나면 작가와 전문가로 구성된 저작권심의위원회에서 시비를 가리고, 법원 역시 이에 의존해 판결을 내리지만 자의적 해석에 대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완벽한 진단을 기대하긴 어렵다.

또한 법조관계자에 따르면 국내법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고려해 작품 속 사상이나 생각, 소재, 모티프가 되는 것들 등 아이디어는 보호하지 않는데, 이 부분이 표절 시비를 가리는 데에 악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명백한 표절임에도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표절이 아닌 아이디어 유사성이라 주장하면, 법망에서 충분히 벗어날 수 있는 셈이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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