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기획…표절②] “‘아이리스’는 명백한 표절, 끝까지 싸울 것”

[MBN스타 이다원 기자] KBS2 ‘아이리스는 명백히 제 작품을 표절했습니다. 3년째 저 혼자 소송하고 있는데 끝까지 싸워야죠.”

최근 취재진과 만난 박철주 작가는 자신의 작품 ‘후지산은 태양이 뜨지 않는다와 ‘아이리스 표절 소송에 대한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 제작사 태원엔터테인먼트와 ‘아이리스 최완규 작가 모두 형사 고소한 그는 어쩌면 계란으로 바위치는 싸움일지 모르지만 저작권을 지키기 위해선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아이리스 측에 쟁점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했다.

국내법은 표절이냐, 혹은 유사한 아이디어냐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표현의 자유를 지켜준다는 명목하에 아이디어는 보호하지 않기 때문에 두 작품 간에 유사한 부분이 보여도 아이디어라고 주장하면 표절 의혹을 피해갈 수 있는 셈이죠. 문학적 의미의 ‘표절과 법적인 의미 사이에 괴리가 커요.”

눈에 보이지 않는 저작물일 경우 표절의 판단이 더욱 쉽지 않다. 이번 소송 대상도 소설과 드라마라 비교하기 쉽지 않았다. 그 역시 6회까지 드라마를 안 보다가 ‘소설과 비슷해도 너무 비슷하다는 아내의 지적에 느지막히 시청에 합류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16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그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똑닮은 전개에 법적 분쟁을 준비하게 됐다며 162곳이 유사하다고 귀띔했다.



혹시나 중간에라도 표절을 주장하면 상대측에서 극 전개를 틀어 교묘히 법망을 피할까봐 끝까지 지켜봤습니다. 실제 무명 작가나 신예 작가들의 작품들이 도용당해도 그런 방식으로 작품 방향을 틀어 표절을 주장할 수 없게된 경우가 많았거든요. 저도 소송을 하면서 느낀 건데, 국내 영화계나 방송계에서 힘없는 작가들의 작품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가위질해 붙이고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는 게 만연화 됐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간다면 국내 콘텐츠 발전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표절과 ‘아이디어 유사성엔 어떤 미묘한 차이가 있는 것일까. 그는 헐거운 국내 저작권법이 영악한 사람들에게 오히려 기회를 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대측은 어이없는 3단 논법을 펼치고 있어요. ‘아이리스 뼈대를 두고 표절인지 여부를 심사해야 하지 않나요? 하지만 그들은 마치 에펠탑을 모방해 플라스틱 탑을 지어놓고 ‘이건 그저 탑일 뿐이다. 게다가 재료도 다르지 않으냐? 아이디어가 같을 뿐 표절은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는 셈이죠. 법은 그 편에 서있고요.”

실제 박 작가는 지난 2010년 ‘아이리스를 상대로 자신의 소설과 162곳이 비슷하다는 표절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으나 2012년 1월 기각됐다. 이후 지난 5월15일 최완규 작가를 상대로 형법 제136조 저작권법 중 2차적 저작물로서의 저작권법 위반으로 서울중앙지검에 형사고소했다.

예를 들면 ‘아이리스에서 중국 공안이 함선에 올라가 선원들을 집합시키고 권총을 들이미는데, 이때 한 선원이 도망가다가 잡히는 장면이 나와요. 제 소설과 굉장히 흡사한데, 상대측에서는 ‘항구에 배가 있는 건 당연한 일이고, 선원들을 집합시키는 것도 의례적인 것이다. 또한 권총은 공안이라면 가질 수 있으니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아이디어 아니냐? 이건 표절이 아니다라고 부인합니다. 헌데 검찰에선 이걸 그대로 받아들여요. 아니, 이렇게 치면 대체 창작물이 어떻게 존재하겠습니까?”

그는 마지막으로 오랜 소송의 심적 고통을 담은 말로 알게 모르게 표절이 만연된 국내 문화계에 일침을 가했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이예요. 상대 측이 횡설수설하는데도 법은 이를 다 인정한 셈이죠.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기본 뼈대는 제 작품 것이지만 누구나 다 상상할 수 있는 아이디어니 보호할 필요가 없다는 거예요. 공판 결과요? 제가 지금까지 당해온 걸로 봐선 솔직히 큰 기대는 할 수 없죠. 하지만 아이디어도 보호받아야한다는 미국 판례가 이를 뒤집었듯, 한번 해봐야 아는 싸움 아닐까요?”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