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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풋풋, 13년의 우정이 만들어낸 달콤한 음악
입력 2015-08-12 13:44  | 수정 2015-08-12 15:41
사진= 청춘뮤직 제공
[MBN스타 박영근 기자] 윤상미와 채지연으로 구성된 풋풋은 지난해 6월 디지털 싱글 앨범 ‘새내기쏭을 발매한 2년 차 신인 그룹이다. 인터뷰 역시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그런데 풋풋과 인터뷰를 하던 도중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한 사람에게 질문을 던지면 두 사람이 동시에 고민에 빠지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서로의 기억 조각을 맞추고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알고보니 두 사람은 13년차 우정을 쌓고 있던 둘도 없는 단짝 친구였다.

저와 상미는 중학교 3학년 때 같은 반 친구였어요. 어느 날 상미가 노래를 배우러 학원에 가더라고요. 같이 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저도 다니기 시작했어요. 가끔 중학교 동창들이 방송을 보고 연락해요. 저희가 가수하는 것을 보고 신기해하더라고요. 하하.”(지연)



오랜 시간 음악을 함께 해온 두 사람은 그룹명을 풋풋으로 결정하고 지난해 데뷔곡 ‘새내기쏭을 발매했다. 풋풋은 지난 2월부터 매달 한 곡씩 공개하는 ‘달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정성스레 만든 곡들이 한 번에 발매되고 묻힌다면 마음이 아플 것 같아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고 상미는 말했다.

현재까지 2월 ‘할 말이 있어, 3월 ‘안녕하세요, 4월 ‘괜찮아 잠깐, 5월 ‘엄마, 6월 ‘간다가 공개됐다. 가장 최근 선보여진 곡은 7월 곡인 ‘사람을 찾습니다다. 풋풋은 ‘달달 프로젝트를 내년 1월까지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달달 프로젝트는 ‘달달한 곡과 ‘달달이(매달) 노래를 낸다 두 가지 뜻을 담고 있어요. 이번 신곡 ‘사람을 찾습니다는 사실 제 친구 이야기를 노래로 만든 곡이에요. 그 친구가 매일 아침마다 마주치는 이성이 있었는데 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으니까 안타까워하더라고요. 뭔가 공감이 됐어요.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내 이상형 같은 사람이 지나가고는 하잖아요. 제 상상력도 조금 보태서 곡을 만들었어요. 아. 친구도 자신의 이야기로 곡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노래를 듣고 울고 그러진 않더라고요. 잘 듣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하하”(상미)

풋풋은 팀명부터 곡명까지 생기발랄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풋풋이 탄생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가수로서 생활만큼은 결코 쉽지 않았음을 밝혔다. 학생 보컬부터 각종 콘서트 코러스까지 담당하며 풋풋의 색깔을 찾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 왔다”고 상미와 지연은 입을 모아 말했다.

음악을 좋아한다고 지연이와 뭉치기는 했는데, 어떤 색깔을 가진 가수로 노래를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그룹 다비치 같이 노래를 부르자니 저희 색깔은 아닌 것 같고, 걸그룹으로 데뷔하자니 그건 더 저희랑 맞지 않는 것 같았어요. 그렇게 풋풋을 준비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결국 ‘일단 작업을 시작해보자고 마음먹고 곡을 만들기 시작 했어요.”(상미)

그렇게 탄생한 곡이 바로 ‘새내기쏭이었다. ‘새내기쏭은 지난해 3월18일 디지털 싱글 앨범으로 발매됐다. 설레는 마음으로 대학교 입학을 준비하는 신입생들의 풋풋하고 애틋한 마음을 응원하는 곡”이라고 풋풋은 설명했다.

회사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버스커버스커 멤버 김형태 씨가 ‘새내기쏭에 많은 도움을 줬어요. 어느 날 회의 도중 형태가 ‘전국의 대학교 4년제를 돌아다니면서 UCC를 찍어보면 어떻겠냐고 장난스럽게 이야기가 나왔어요. 그 한 마디가 발단이 돼서 총 4일 동안 전국을 돌면서 대학교 탐방에 나서기 시작했죠. 처음에는 정말 재미있을 줄 알았는데….”(지연)

사진= 유튜브 캡처


옆자리에 있던 매니저가 돌연 이야기를 듣던 중 고개를 가로저었다. 얼마나 힘들었길래 두 사람뿐만 아니라 매니저까지 고개를 숙였을까. 이야기를 들어보니 매니저는 잠도 못 자고 2000km 이상을 운전했단다. 운전 도중 타이어도 교체하고 오일도 갈면서 하루에 20군데씩 돌아다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해가 떨어지면 영상이 잘 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세 사람은 오후 6시 전까지 최대한 많이 돌아다녀야 했다고 털어놨다.

처음에 집에 돌아갈 일정을 계획하지 않고 출발했어요. 저희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집에 더 늦게 가게 되는 것이었죠. 저녁 한 끼 먹고 UCC를 촬영했어요. 촬영한 UCC 영상은 형태가 운영하는 ‘돼끼에서 그림으로 전환해줬고요. 우리가 영상을 찍으면 그 영상을 바로 ‘돼끼에 주고, ‘돼끼에서는 바로 그림 그려서 다음날 영상을 올리는 시스템이었어요. 모두가 고생 많았어요. 아마 죽을 때까지 못 잊을 것 같아요. 다시는 못 해볼, 아니 안 해볼 경험이었어요.”(상미)

김형태는 풋풋의 ‘새내기쏭 뮤직비디오를 통해 감독으로서의 변신을 선언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신곡 ‘사람을 찾습니다에서는 직접 뮤비에 출연하며 숨겨둔 연기력을 뽐내기도 했다. 풋풋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김형태가 멤버들과 혹시 남다른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닐까. 넌지시 물어봤다.

힘든 일을 함께하고 나면 없던 정도 쌓인다는 말도 있잖아요. 말 그대로 한솥밥 먹는 친구예요. ‘새내기쏭 이후로 엄청 친해진 것은 사실이에요. 대표님이 저희를 정말 좋아하시는 이유가 있어요. 저희는 절대 회사 내에서 썸이 없거든요. 그런 쪽으로는 정말 깨끗(?)해요. 형태와도 따로 만난 적도 없어요. 단호하죠? 하하.”(지연)

색깔이 뚜렷한 아티스트들은 서로 곡 작업을 하다 보면 마음이 안 맞을 때도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친구였다. 서로의 눈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단다. 서로가 함께해온 13년의 시간은 그들의 곡 작업에서도 연결고리가 돼 주었다.

제일 친한 친구랑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절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10년이 넘었는데. 가끔 생각해도 상미와 함께 음악을 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에요. 저희는 서로 친한 만큼 힘든 일이 있으면 서로 솔직하게 털어놓고 이야기를 하는 편이에요. 친구로서 위안을 받을 때도 있고, 때로는 함께 작업하는 동료로서 힘이 될 때도 있어요. 서로 즐겁게 놀고 재미있게 지내는 부분들이 저희 곡에도 고스란히 잘 녹아드는 것 같아요. 반면 서로를 너무 잘 알아서 배려하다보면 게을러질 때가 있긴 하죠. 하하.”(지연)

사진= 청춘뮤직 제공


끝으로 풋풋에게 ‘그동안 풋풋이 걸어온 음악들을 점수로 매긴다면 몇 점을 부여하고 싶냐고 질문했다. 직접 작사부터 작곡까지 담당하며 매 곡마다 마치 자식을 낳은 듯 큰 애정을 쏟아부은 것은 사실이지만, 두 사람은 자신의 음악에 있어서는 냉철하게 판단했다. 상미는 5점 만점 중 3.5점을 부여했고, 지연은 4점이라고 말했다.

저희 음악을 돌아봤을 때 중간중간 아쉬웠던 점들이 있었어요. ‘이 부분에서는 이런 맛을 더 살릴 걸 ‘더 보강 했어야 했나라는 생각이 종종 들었거든요. 앞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수 있는 많은 곡들이 남아있어요. 그래서 딱 중간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상미)

매달마다 앨범 하나씩 낼 때면 아쉬운 점이 남아요. 발매시기를 맞춰야 한다는 시간적 압박감도 있고,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하는 고민도 있죠. 하지만 생각해보면 ‘새내기쏭 이후로 풋풋이 등장한 지 몇 달 지나지 않았어요. 저희끼리 마음 편하게 먹고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소식이 들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참! 저희 수요일마다 자체 방송인 '풋풋한 밤'도 진행하고 있어요. 카톡으로 사연도 받고 상품도 나눠드리니 오셔서 즐거운 추억 함께 나눴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대중 분들에게 들으면 기분 좋아지는 ‘풋풋표 노래를 꾸준히 들려드리고 싶어요.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지연)

박영근 기자 ygpark@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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