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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삼, 얄궂은 ‘인생투’…그래도 노장은 살아있다
입력 2015-08-11 21:55 
1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회초 2사 1,3루 상황에서 LG 선발 김광삼이 강판 당하고 있다.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지난 2012년 9월1일. 김광삼(35·LG 트윈스)이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6이닝 1자책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날이다. 이후 1074일만의 승리가 불운으로 물거품이 됐다.
아쉬운 실책 하나. ‘야구인생을 걸고 3년을 견뎠던 김광삼의 ‘인생투는 그렇게 사라졌다. 그러나 5선발 걱정을 덜어낸 살아있는 노장의 힘을 보여준 역투였다.
김광삼은 11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했다. 올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 지난달 31일 문학 SK 와이번스전에 1056일 만에 마운드에 올라 4이닝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이후 11일만이었다.
김광삼은 2군으로 내려간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의 공백을 채우기 위한 카드로 뽑혔다. 김광삼은 지난 2012년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과 지난해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는 등 두 차례 수술과 재활을 반복했다. 그만큼 소중하게 찾아온 두 번째 기회였다.
시즌 첫 등판서 77구를 던졌던 김광삼은 이날 투구수 제한을 두지 않고 마운드에 올랐다. 양상문 LG 감독은 100개까지 던져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믿고 맡겼다.
김광삼은 4회까지 감동의 역투를 했다. 3회 2아웃까지 퍼펙트. 4회 2아웃까지 볼넷 1개만 내준 노히트 게임을 펼쳤다. 삼성 강타선을 상대로 보여준 엄청난 부활투였다.
김광삼은 1-0인 5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채태인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로 처리. 이어 이영욱에게 두 번째 볼넷을 내준 뒤 이지영을 2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아웃카운트 1개만 더 잡으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김광삼의 제구가 잠깐 흔들렸다. 김상수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다. 2사 1, 2루 위기.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다. 김광삼은 구자욱을 상대로 2구째 평범한 유격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5이닝 단 1피안타 3사사구 무실점으로 승리투수 요건이 완성될 수 있는 순간. 좀처럼 실수를 하지 않던 유격수 오지환이 2루로 먼저 송구 동작을 취한 뒤 뒤늦게 1루로 송구했다. 원 바운드로 튄 공은 발 빠른 구자욱보다 늦게 1루에 도착했다. 끝나야 될 이닝이 2사 만루. 치명적 실책이었다.
김광삼은 오지환에게 ‘괜찮다는 사인을 보냈으나 결국 김광삼은 후속타자 박해민을 상대로 6구째 승부 끝에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김광삼은 승리와 임정우와 교체돼 씁쓸하게 마운드를 내려갔다. 김광삼의 승계 주자 구자욱마저 득점을 올려 김광삼의 실점도 3점으로 기록됐다.
김광삼은 이날 4⅔이닝 2피안타 3사사구 1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자책점은 단 1점도 없이 모두 비자책점으로 기록됐다.
얄궂게도 LG 타선은 1-3인 5회말 추가 2득점을 뽑아 3-3 동점을 만든 뒤 7회말 4득점 빅이닝을 만들며 재역전에 성공해 7-3으로 이겼다. 김광삼의 굴곡 많던 야구인생처럼 안타깝게 날아간 승리였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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