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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구 역투’ 유희관, 진땀 뺀 ‘천적’ 대결
입력 2015-08-09 21:50 
두산 베어스 투수 유희관이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시즌 15승째를 달성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근한 기자] 투수 유희관(29·두산)이 ‘천적과의 대결에서 진땀을 뺀 뒤 마지막에 웃었다.
유희관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7피안타(1홈런) 4탈삼진 2볼넷 1실점으로 9-1 승리를 이끌었다. 총 투구수는 115개.
유희관은 지난 6일 팀 훈련에서 러닝 중 왼쪽 발목을 꺾였다. 하지만 검진 결과 미세 염좌로 판정돼 9일 정상적인 등판에 나섰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경기 전 유희관이 스스로 발목 상태가 괜찮다더라. 경기 중에도 수시로 발목 상태를 확인 하겠다”고 말했다.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발목만이 아니었다. 바로 유희관의 ‘천적 박용택과의 승부. 박용택은 올 시즌 유희관을 상대로 타율 4할4푼4리(9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LG 타자들 중 유희관을 상대로 제일 잘 쳤다.
1회부터 천적 관계가 증명됐다. 유희관은 1회초 2사 후 박용택에 이날 첫 안타를 내줬다. 이어 2루 도루까지 허용했다. 하지만 박용택의 득점은 없었다. 서상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이닝을 마쳤다.
유희관은 2회와 3회에서 오지환의 내야 안타를 제외하고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4회 첫 타자 박용택과 다시 마주쳤다. 유희관은 2구째 120km/h 빠른 공에 박용택의 배트가 매섭게 돌아갔다. 좌익수 방면 날카로운 타구는 김현수의 정면으로 향해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위협적인 타구였다.
하지만 천적과의 결정적인 대결은 남아 있었다. 유희관은 1-0으로 앞선 5회초 양석환에 동점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위기는 계속 이어졌다.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내줘 2사 만루가 됐다. 역전 위기에서 박용택과 마주쳤다.

박용택은 과감했다. 유희관의 초구 130km/h 빠른 공에 배트를 돌렸다. 생각보다 멀리 날아가는 타구에 좌익수 김현수는 좌측 담장을 향해 달려갔다. 담장에 기댄 김현수는 가까스로 박용택의 타구를 잡아냈다. 3아웃 이닝 종료. 유희관은 공이 잡혔음에도 마운드 위에서 한동안 좌측 담장을 바라봤다.
결정적 위기를 넘긴 유희관은 7회까지 순항했다. 6회초 무사 1루에서는 LG 서상우의 결정적인 주루사가 도움이 됐다. 7회초 2사 1루에서도 임훈에 101km/h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해 이닝을 매듭지었다.
유희관의 역투에 팀 타선이 응답했다. 두산은 7회말 대거 8득점해 유희관의 승리 조건을 충족시켰다. 유희관은 시즌 15승(3패)째를 달성, 다승 부문 1위를 유지했다. 2위 에릭 해커(NC·13승)와는 2승 차. 통산 LG전 7승 1패로 또 다른 ‘천적 관계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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