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여야 대표는 하반기 국회의 핵심 이슈로 부상한 선거·공천 제도와 노동시장 개혁을 놓고 또 다시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며 설전을 이어갔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선거제도 개편과 관련해 이 기회에 망국적 지역주의 정치구조를 개혁 못하면 우리 모두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통 크게 결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야당이 주장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여당이 당론으로 택한 국민공천제(오픈프라이머리)의 처리를 맞교환하자는 자신의 제안을 김 대표가 거부한 데 대해 일침을 놓은 것이다. 문 대표는 새누리당이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지역주의 정치구조의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선관위가 우리 정치의 망국적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제시한 방안으로, 더 중요하고 본질적인 개혁과제가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국민공천제를 흥정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김 대표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정치개혁의 요체는 공천제도의 개혁이고 그 실행방안은 국민공천제”라며 결국 국민공천제는 국민을 위한 정치이고, 어떤 것과도 타협·협상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하나의 안으로 논의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황진하 새누리당 사무총장 역시 이날 (국민 공천제에 대한) 중앙당 차원의 세부 홍보계획을 준비 중”이라며 김 대표의 발언을 뒷받침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노동 개혁을 강조한 대국민 담화에 대해서도 여야 대표는 평행선을 달렸다. 문 대표는 어제 대통령의 담화는 경제 위기의 올바른 해법이 아니라는 실망과 걱정을 안겨줬다”고 밝혔다. 이어 정규직 임금을 줄여 청년 인턴직을 늘리라는 발상은 대책이 될 수 없고, 정부의 경제 실패를 정규직 탓으로 돌리는 무책임한 발상”이라며 여권의 현 노동 개혁 드라이브를 강하게 비판했다. 문 대표는 또 임금피크제는 노사자율에 맡기고 청년고용 확대를 장려하면 될 문제로, 노동시간 단축이 일자리를 만드는 더 확실한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대표는 당은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경제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절박한 현실 인식에 뜻을 함께하면서 미래를 향한 행보에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맞수를 놨다. 그는 노동 개혁 없이는 청년들의 절망도,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통도 해결할 수 없다는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노동시장 선진화는 기성세대와 미래세대가 조화를 이룰 방안이고 국민을 위한 길을 가는데 최우선 선결 과제라고 강조했다.
[오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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