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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한 데뷔전’ 이준형, 조기 강판이 정답이었나
입력 2015-08-05 21:41 
LG 트윈스 우완 투수 이준형이 양상문 감독의 지도를 받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꿈의 첫 선발 등판. 그러나 허무한 조기 강판이었다. 소득 없는 5선발 실전 테스트에 불과했다.
LG는 5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kt 위즈와의 트레이드로 영입한 우완 투수 이준형을 선발로 내세웠다. 프로 데뷔 첫 선발. 이준형은 지난 2012년 삼성으로 입단한 뒤 kt로 이적, 올 시즌 불펜으로 한 차례 등판한 것이 1군 무대의 전부였다.
이준형의 선발은 파격적이었다. 5선발 후보 가운데 옥석을 찾기 위한 양상문 감독의 선택이었다. 이준형은 빠른 공이 매력적인 투수이지만, 아직 2군에서도 제구력 문제를 완전히 고치지 못했다.
양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이준형이 자신의 공만 던지면 좋겠다. 2군에서도 정신적으로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주눅이 들 투수는 아니다. 마운드에서 그런 모습이 나타났으면 좋겠다”라며 제구력 과제는 있지만, 투구 폼을 수정할 정도로 엉망인 투수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준형은 예정보다 하루 빠른 등판이었다. 당초 예정됐던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가 손톱 부상으로 선발 등판을 하루 미루면서 교체됐다. 양 감독은 이준형에게 한화전 원정 무대가 부담이 될 수도 있는 것까지 고려했다”고 교체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이준형의 데뷔 첫 선발 등판은 허무했다. 이준형은 1⅔이닝 4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47개에 불과했다.
이날 이준형은 속구 최고 구속 144km를 찍었고, 커브와 포크볼을 섞어 던졌다. 하지만 역시 제구가 문제였다. 피안타는 없었지만, 볼넷을 4개나 기록했다. 투구수 47개 중 21개가 스트라이크, 볼이 26개로 볼의 비중이 높았다. 제구도 대체로 높았다.

출발은 좋았다. 1회초 NC 선두타자 박민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뒤 김종호와 나성범을 범타 처리해 삼자범퇴로 첫 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냈다.
제구력 난조는 2회초 시작됐다. 에릭 테임즈에게 볼넷을 내준 뒤 이호준을 3루 땅볼로 잡았다. 하지만 이종욱과 지석훈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1사 만루서 손시헌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첫 실점을 했다. 이어 용덕한마저 볼넷으로 내보냈다.
다시 2사 만루 위기. 한 차례 마운드에 올랐던 양상문 감독은 결국 불펜에서 몸을 풀던 유원상으로 교체했다. 유원상이 박민우를 2루 땅볼로 아웃시켜 이준형의 추가 실점은 없었다.
하지만 LG 불펜 승부수는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유원상이 1⅓이닝 3실점으로 무너졌고, 진해수도 1이닝 2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LG는 4회까지 1-6으로 뒤지며 사실상 추격 의지가 꺾였다.
LG는 크게 뒤진 상황서 필승조를 가동했다. 등판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컨디션 점검 차원의 색깔이 강했다. 임정우-윤지웅-이동현-봉중근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으로 NC 타선을 막았다. 하지만 2-6 패배의 결과에는 변화가 없었다.
LG는 이날 이준형을 조기 강판시키고 얻은 소득이 없었다. 오히려 이준형의 첫 선발 등판 무대는 두 번째 선발 기회조차 기대하기 힘들게 만들었다. 스포츠에서 가정은 무의미하다. 하지만 정신적으로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던 이준형을 조금 더 믿고 맡겼다면 어땠을까.
결과론적으로 LG는 불펜이 무너지면서 이준형의 데뷔 첫 선발 등판서 1패를 떠안았고, 팀도 3연패를 당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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