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금융지주과 다음카카오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키로 했다. 오는 9월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앞두고 증권사등 제2금융권, IT업체 그리고 은행이 참여하는 컨소시엄 구성의 첫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5일 금융 및 IT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지주가 50%를 가진 1대 주주가 되고 다음카카오는 10%, 그리고 기타 IT 업체들이 30%의 지분을 가져가는 컨소시엄의 기본틀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나머지 10%의 지분은 하나은행, 신한은행등 4개은행이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한투와 다음카카오는 컨소시엄 공동 참여를 확정짓고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다. 현행 은행법상 산업자본은 최대 10% 지분을 소유할 수 있고 이중 4%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다음카카오는 우선 현행법에 맞게 컨소시엄을 구성한 후 산업자본이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 4%이상 지분을 소유할 수 있도록 은행법이 개정되면 추후에 추가 지분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다음카카오가 어느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카카오톡이라는 광범위한 고객층을 확보한 다음카카오가 금융권으로서는 IT업체 중 가장 매력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카카오는 최근 업무를 시작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만든 인터넷전문은행 ‘마이뱅크나 중국 최대 SNS 기업인 텐센트의 ‘위뱅크 같은 인터넷은행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한 은행계좌의 모바일화가 아니라 카카오톡과 연계해 사용자들이 보다 쉽고 재미있게 쓸 수 있는 ‘모바일뱅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하나은행, 신한은행등 4개 은행은 해당 컨소시엄 참여 제안을 받고 최종적으로 참여 할지 여부를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다음카카오가 어디랑 짝짓기를 할지 모두가 기다리고 있던 상황”이라며다음카카오가 한투랑 협력을 하면서 여기에 끼지 못한 다른 업체들은 독자적으로 다른 컨소시엄을 빠르게 확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터파크는 10여개 업체가 참여하는 연합군을 구성해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을 만들 계획이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금융권, 홈쇼핑, 유통업체등 10여개의 업체가 참여하는 방식의 컨소시엄을 구성할 예정”이라며다양한 강점을 지닌 업체들이 연합해서 경쟁력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터파크가 그동안 축적된 전자상거래 거래 실적을 바탕으로 개인별로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기존 신용등급 정보만으로 고객의 입체적인 정보를 확인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중급 신용자들이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며중급 신용자를 위한 맞춤형 개인금융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과 KT도 독자적인 컨소시엄을 구성하기 위해서 다양한 업체들과 만나 협의중이다. KT 관계자는 현행법상으로는 4%의 지분밖에 참여할 수 없지만 적극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할 듯”이라며조만간 제2금융권등과 함께 컨소시엄 구성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NH농협은행과 더불어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은행 뿐 아니라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의 오프라인 유통망과 결합할 수 있다는 점에서 NH금융의 강점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IT업체와 제2금융권이 주가 되서 컨소시엄 구성에 나서고 있는 반면 은행권은 들러리로 전락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은 1대주주가 되서는 안된다라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그동안 야심차게 인터넷전문은행을 준비했던 은행들은 추진력을 잃게 됐다.
이로 인해 기존에 있던 모바일 금융 서비스 강화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에는 소규모 지분으로라도 발을 담그기 위해서 업체들과 협상에 나서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1대주주로 참여하지 못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은행권으로서는 크게 매력적인 사업은 아니다”라며소규모로 지분을 참여하는 정도로만 계획을 세우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안정훈 기자 / 배미정 기자 / 조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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