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민·우리銀 전직원 태블릿…`달리는 은행` 만든다
입력 2015-08-04 17:39 
시중은행이 전 직원에게 태블릿PC를 공급하며 현장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오는 10월 계좌이동제를 앞두고 고객 유치 전쟁을 벌이게 될 은행원들이 직접 고객을 찾아 나서겠다는 취지다.
4일 금융권 및 태블릿PC 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2만여 명 전 직원에게 태블릿PC를 공급하기로 하고 삼성전자 등 제조사와 단체구매를 위해 접촉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다음달 직원 1만4000명에게 태블릿PC를 보급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1만1000여 직원에게 삼성 갤럭시 탭과 애플 아이패드를 선택적으로 공급했다. 하나은행도 올해 말까지 전 점포에 태블릿PC를 보급할 계획이다.
이처럼 모든 은행원이 태블릿PC를 보유하게 되면서 '태블릿 브랜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태블릿PC의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예금과 신용카드, 가맹점 가입 신규 신청과 같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앱에 있는 서식으로 신청을 받아 사무실 서버로 보내면 영업점에서 최종 처리하는 방식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고객에게 상담과 동시에 가입 신청을 받을 수 있어 효과적이고, 고객 입장에서도 클릭 몇 번으로 상품에 손쉽게 가입할 수 있어 편리하다. 오는 10월 본격적으로 계좌이동제가 시행되면 태블릿PC를 활용해 타 은행 계좌를 끌어오는 방식의 영업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태블릿PC는 영업 현장에서 큰 역할을 해내고 있다. SC은행이 지난해 7월 선보인 '찾아가는 뱅킹 서비스' 등 태블릿PC를 통한 신규 거래와 신고 실적은 5만건이 넘었다.
태블릿PC를 통한 상품 소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종이 안내장에 비해 태블릿PC를 활용하면 다양한 시각적 자료를 통해 입체적 설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영업점 창구를 통합하고 더 많은 직원이 태블릿PC를 들고 현장 영업에 나서도록 만들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영업뿐만 아니라 직원이 이동 중에도 틈틈이 사이버 연수 강의를 듣거나 자기계발하는 데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태블릿PC를 활용해 부대로 새로 배치받은 병사들과 대학 신입생들을 직접 찾아가는 영업에 나서고 있다. 하반기에는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방지와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해 '태블릿PC를 활용한 전자문서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부지점장급 이상과 차장급에서도 고객 접점이 많은 직원을 대상으로 태블릿PC 2300대를 지급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환율이나 주가, 금리와 같은 시세를 즉각 반영하면서 고객에게 안내할 수 있어 상담하기 편리하다"며 "실명 확인과 대포통장 방지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 태블릿PC에 대한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침체됐던 태블릿PC 시장도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5인치 이상 대화면 스마트폰이 대세가 되면서 태블릿PC는 설 자리를 잃었던 것이 사실이다. 애플이나 삼성에서 출시하는 신제품 성능이 기존 모델에 비해 큰 차이가 없자 소비자도 점차 태블릿PC를 외면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태블릿PC 출하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감소한 4470만대를 기록했다. 감소폭은 사상 최대로 태블릿PC 위기가 여실히 드러났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태블릿PC가 업무용으로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하반기에는 다시 판매가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안정훈 기자 /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