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회사채시장, 조선 실적쇼크로 회사채 금리 급등
입력 2015-08-04 17:09  | 수정 2015-08-05 09:21
◆ 시장분석 / 회사채시장 ◆
국내 조선업계 '빅3'가 2분기 5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하는 등 기업 실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회사채 시장에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회계에서 추정이 많이 개입되는 수주 산업 전반으로 신용 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4일 채권평가사 나이스P&I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3년 만기 회사채 평가금리는 지난달 15일 신용등급 추락 영향으로 3.46%에서 2주 만에 2배 이상 올라 7%대까지 치솟았다. 3일 현재 대우조선의 회사채 금리는 7.037%를 기록 중이다.
금리가 오르면 회사채 가격이 하락해 투자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대우조선해양의 금리 상승에 따라 회사채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현재 시점에서 대우조선해양 회사채를 처분한다면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최근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금리가 급등한 것은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3조원대 손실을 기록한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을 BBB까지 내렸기 때문이다. 회사채 신용등급은 BBB-까지가 투자적격 등급으로 분류되는데 시장에서는 대우조선해양 신용등급이 사실상 투기 등급으로 하락한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지난달 27일 장외 채권시장에서 만기가 4개월가량 남은 '대우조선해양5-1'의 평균 수익률은 3.35%였다. 그러나 지난 3일 같은 발행물의 평균 수익률은 8.72%로 5%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지난달 22일에는 잔여 만기가 1년 9개월인 '대우조선해양6-1' 회사채의 평균 수익률이 8.6%를 기록하기도 했다. 같은 날 대우조선해양의 채권평가사 평가금리가 4.1%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2분기 예상보다 많은 1조548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힌 삼성중공업의 회사채 금리도 심상치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3년 만기 평가금리가 2.4%대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만기가 2년 6개월 남은 '삼성중공업91' 회사채는 2.8%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나이스신용평가가 삼성중공업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한 계단 하향 조정함에 따라 추가적인 금리 상승이 불가피해졌다.
시장에서는 조선업계에서 시작된 회사채 투자 위축이 당분간 건설업 등과 같은 수주 산업에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3대 조선업체와 주요 건설업체를 포함한 수주 산업의 미청구공사 규모는 최근 4년간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청구공사는 공사 초반 매출로 잡히지만 막바지에 공기가 연장되거나 매출원가가 오르면 손실로 둔갑하게 된다.
지난달 회사채 시장에서는 불확실성이 높아진 회사채 투자를 기피하는 심리가 반영되면서 회사채가 다른 발행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3년 만기 회사채(AA-) 금리가 3.2bp 하락한 데 비해 동일 만기 여전채(AA-)는 6.4bp 하락했다. 통상 금리가 많이 하락할수록 투자 강도가 세다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 안정성과 유동성이 높은 공사채와 은행채 매수세가 강해진 가운데 여신전문회사(캐피털사)가 발행하는 여전채가 반사이익을 누리며 강세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회사채 시장 전체에 미치는 악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회사채 투자 위축 현상은 중장기적으로 수주 산업 관련 기업에 한정될 전망"이라며 "휴가철 이후 이달 중순 회사채 발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면 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경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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