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M+기획…‘납량특집 드라마’①] ‘전설의 고향’부터 귀신의 부재가 오기까지
입력 2015-08-04 14:15 
[MBN스타 손진아 기자] 매년 여름이 되면 안방극장 문을 두드렸던 ‘납량특집 드라마가 종적을 감췄다. KBS의 대표 납량드라마로 꼽혔던 ‘전설의 고향도 이제는 추억이 됐다. 이후 종종 공포물이 소개되긴 했지만 혼합장르물이 대부분이었다.

무더위가 찾아올 쯤 섬뜩한 비주얼을 가진 귀신들이 안방극장의 주인공이 됐던 납량특집 드라마의 시작은 1977년부터 방영된 KBS ‘전설의 고향이다. ‘전설의 고향은 한반도에 전해지는 전설, 민간 설화 등을 바탕으로 제작된 드라마로, 다채로운 전통 이야기를 각색했다.

극의 단골손님으로 등장했던 구미호부터 한쪽 다리를 잃은 다리 귀신 등 수많은 귀신 이야기를 소개하며 시청자에게 공포를 선사했다. ‘전설의 고향은 1989년까지 무려 12년 동안 여름을 책임졌다. 이후 1996년부터 1999년까지는 여름철에만 한정적으로 제작됐고, 2008년부터는 CG를 더해 재미와 공포심을 두 배로 자극했지만 2009년 이후 종적을 감추었다.

납량특집 드라마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1994년 방영된 MBC ‘M을 빼놓을 수 없다. ‘M은 메디컬 스릴러라는 장르와 ‘낙태라는 소재로 만들어진 공포 스릴러 드라마로, 청순 여배우의 대표주자였던 심은하가 악역을 맡아 초록색 눈과 남자 목소리를 내는 섬뜩한 변신으로 화제를 모았다.

배우 이승연이 1인 2역을 소화했던 MBC ‘거미는 1995년 방영됐던 납량특집 드라마다. 살인 사건이 꼬리를 물고 계속되고 살인 거미에 의한 죽음이 도시 전체를 공포에 빠뜨린다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거미는 당시 독거미를 소재로 안방극장을 공포 분위기로 물들였었다.

SBS에도 납량특집 드라마가 등장했다. 1998년 방영된 ‘어느날 갑자기는 1995년 책으로 출간된 유일한의 공포 소설 ‘어느날 갑자기를 드라마화한 작품으로, 8부작으로 기획돼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루었다.

2000년 공개된 KBS2 납량특집 드라마 ‘RNA는 당시 초능력과 공포의 만남으로 안방극장에 신선함을 불렀던 작품이다. 세미(배두나 분)이 수술 후 세 개의 인격을 가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M으로 공포 드라마의 새 장을 열었던 MBC는 14년 만에 ‘혼(2009)이라는 납량특집 드라마를 내놓았다. ‘혼은 억울하게 살해된 귀신인 여고생 하나(임주은 분)의 몸에 들어오면서 복수를 펼치는 이야기가 그렸다. 특히 귀신 등장을 넘어 한 인물이 귀신보다 무서운 악인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담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10년 방영된 KBS ‘구미호: 여우누이뎐 이후로는 정통적인 납량특집 드라마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구미호: 여우누이뎐은 ‘전설의 고향 단골 소재였던 구미호로 만든 16부작 드라마로, 구미호에게 딸이 있다는 신선한 설정을 구미호를 통해 모성애를 보여줬다. 이후 KBS는 미니시리즈 형식보단 ‘드라마 스페셜을 통해 단막극으로 납량특집으로 구성했다. 2013년 ‘기묘한 동거 ‘엄마의 섬이 방영, 올해는 ‘귀신은 뭐하나 ‘붉은 달 등이 편성됐다.

MBC는 ‘혼을 마지막으로, SBS는 ‘어느날 갑자기 이후 납량특집 드라마 부재를 보였다. 현재 방송 3사 모두 정통적인 공포물보다는 스릴러, 미스터리라는 장르 안에 멜로, 코믹 등의 장르를 결합하거나 반전 요소를 더한 작품으로 납량특집 드라마를 대신하고 있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