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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oview] ‘위로공단’, 위로 받아야할 우리의 어머니들
입력 2015-08-04 13:36 
[MBN스타 김성현 기자] 나도 나이키를 신고 싶다”

장장 3년이라는 시간에 걸쳐 대한민국 여성 노동자의 현실을 다룬 영화 ‘위로공단이 베일을 벗었다. 영화는 1978년 동일방직 회사 측이 노동조합 대의원 선거를 방해하기 위해 여공들에게 똥물을 끼얹은 동일방직 오물투척 사건부터 마트 점원, 콜센터 직원, 항공기 승무원 등 오늘날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그 옛날 ‘구로공단 ‘가리봉동이라고 불리던 지역들은 ‘구로디지털단지 ‘가산디지털단지로 변모했다. 하지만 여전히 노동환경은 과거와 오늘이 다르지 않았다. 1970년대 여성노동자들이 ‘공순이로 불렸다면 현재는 ‘감정노동자 ‘콜순이 등으로 불린다.

영화에 등장하는 여공들은 유명 브랜드에서 밤낮없이 일하지만 정차 자신이 만든 옷과 신발을 신을 수 없다. 과거 구로공단 대우 어패럴에서 여공으로 일했던 강명자씨는 영화 속에서 갓 중학교를 졸업하고 공장에 들어온 동생의 소원은 ‘나도 나이키를 신고 싶다였다. 매일 운동화를 만들지만 우리는 신을 수 없었다. 그래서 벽면에 크게 ‘나도 나이키를 신고 싶다라고 써놓곤 했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언니가 야간 중학교를 간다고 해서 처음으로 공단에 왔다. 밖에서 스카프로 머리를 묶고 유니폼을 입은 채 잔디밭에 앉아있는 여공들을 보면서 나도 저 옷을 꼭 입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정작 안으로 들어와 본 ‘공순이 생활은 생지옥이 따로 없었다”며 고된 노동을 토로했다.

영화 속 등장하는 모든 여공들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시설이 낙후 돼 쉰내가 진동하는 공장 안에서 이들은 새벽에 나가 새벽에 돌아오는 철야 작업을 밥 먹듯이 했다. 그리고 그것을 당 연하게 여겼다. 현대에 들어서는 육체적 노동에 이어 감정노동으로 확대돼 정신적인 고통도 받고 있다.

한 노동자는 기계 소리에 말이 안 들려서 호루라기로 의사소통을 했다. 어느 날 옆에서 같이 일하던 동료가 보이지 않아 사정을 물으니 감독관에게 성폭행을 당해 그만뒀다고 하더라. 무엇이든 감독관의 성미를 거슬리게 하면 그날로 당장 집에 가야했다”며 당시를 설명했다.

또한 한 상담사는 성적인 농담을 건네는 상담 전화가 가장 힘들다. 한 동안은 이 곳에 일을 하러 와야 한다는 생각에 아침에 눈을 뜨기 싫었다. 회사에서는 쉬는 시간을 준다고 하지만, 내가 하루에 처리하는 전화 통수를 모두 세기 때문에 아무도 쉴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영화에 등장하는 캄보디아 유혈사태는 척박한 노동 환경은 과거와 오늘, 국가를 초월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항공기 승무원들의 미적노동과 굴욕적인 서비스 정신, 삼성 반도체 노동자들의 백혈병 문제 등 현장 노동자들의 삶을 확장한다.

‘위로공단 속 여성 노동자들은 그 시대의 가족, 그리고 시대 자체를 위로했던 사람들이다. 이제 우리가 그들의 삶을 제대로 보고 위로해야 할 때가 아닐까.

김성현 기자 coz306@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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