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신동주·동빈 형제의 난에서 신격호·동빈 부자 간의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3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귀국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반면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은 이날 일본으로 향해 형제의 행보가 엇갈린다.
분쟁의 분수령이 될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현지 이사진 및 주주 지지 확보에 나섰던 신 회장이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의 마음을 잡기 위해 귀국한다면 신 전 부회장 상황은 그와 상반된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오후 귀국해 김포공항에서 최근 일련의 롯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간단한 대국민 사과를 할 예정이다. 또 신 총괄회장을 찾아가 귀국 인사와 함께 일본 출장에 대해 설명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귀국 직후 곧바로 롯데호텔 34층 집무실로 찾아가 신격호 총괄회장의 면담을 시도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이 신 총괄회장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면서 부자지간이라 다양한 접촉 방식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그룹 내부 안정작업에도 주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귀국 즉시 경영인으로서 행보를 강화할 예정”이라며 정부 금융권 관계자와 협력업체 대표 등을 만나 협조를 당부하는 한편 산적한 계열사 업무를 챙길 것”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이 그룹 임직원에게 추가 메시지를 낼 가능성도 있다.
신 회장은 지난달 29일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 임직원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롯데가 오랫동안 지켜온 기업가치가 단순히 개인의 가족 문제에 흔들려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한일 롯데를 동시 경영하는 ‘원톱으로서 위상을 확인했다.
이와는 달리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 챙기기에 나선다.
1일 천하가 무산되고 나서 귀국해 지난달 31일 조부 제사를 계기로 집안 내부의 여론 결집에 힘써 ‘반(反) 신동빈 세력을 만드는 데 성공한 신 전 부회장은 이제 일본에 가서 롯데홀딩스 주총이라는 결전에 대비한다.
신 전 부회장은 국내 방송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롯데홀딩스 최대 주주는 광윤사, 그다음이 우리사주로 두 개를 합하면 절반이 넘는다. 우리사주 찬성이 있으면 지금의 이사진을 모두 바꿀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홀딩스의 지분과 관련, 광윤사가 27.65%여서 최대 주주라는 얘기도 있고 우리사주가 33%를 보유했다는 설도 있다. 여튼 주총이 열리면 광윤사와 우리사주가 롯데홀딩스의 향배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에 도착하는 대로 광윤사와 우리사주를 상대로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재하다”고 강조하면서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도 일본 체류중 광윤사와 우리 사주 등을 만나 주총 표 관리를 했다는 후문이다.
신 전 부회장은 특히 일본 상법으로 볼 때 롯데홀딩스 이사회의 결의가 있어야 주주총회 개최가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 광윤사와 우리사주에 주총 개최 압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지난 28일 신동빈 회장 주도의 긴급 이사회에서 신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한 것과 관련해 정관 변경의 필요성이 있는 만큼 주주총회 개최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 측은 롯데홀딩스 임원 교체 안건 논의를 위한 주총 개최에 반대한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의 대립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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