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삼성SDS에 투자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31일 삼성SDS 주가는 29만3000원으로 전달말 25만9500원 대비 12.9% 올랐다. 삼성SDI 주가가 22.7% 떨어져 지난달 31일 신저가를 경신하고, 삼성전자 주가가 6.5% 하락해 120만원선 밑으로 내려온 것과 대비된다. 다른 전자 계열사들과 마찬가지로 상반기 매출이 저조했음에도 삼성SDS 주가가 이처럼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까닭은 향후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수혜주로 지목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와의 합병 기대감이 여전히 주가를 뒷받침하고 있다”며 그러나 합병이 추진되더라도 소규모 합병 비율이나 삼성전자의 자사주 비중(11.5%)을 넘어서기 어려운 만큼 지나친 주가 상승에는 주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삼성SDS와의 합병을 공식 부인했지만 시장이 완전히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주주 입장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합병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지배구조 이슈보다는 실적이나 성장성 등 펀더멘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보고 있다. 나한익 노무라증권 이사는 삼성전자와 삼성SDS가 합병을 결정하면 삼성전자의 외국인 주주들이 반발하면서 엘리엇 사태를 또다시 초래할 것”이라며 이 때문에 삼성SDS와의 합병 가능성을 일축했던 삼성전자가 합병이라는 무리수를 두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서 보았듯이 비지배주주 지분이 높은 기업은 지배구조 개편시 잡음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다만 합병과 별개로 삼성SDS 사업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은 유효하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을 계속 보유하는 한 신사업을 추가하든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우든 지분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S가 당분간 지배구조 이슈와는 거리를 유지하겠지만, 삼성SDS 기업가치가 높을수록 대주주 일가가 활용할 수 있는 지분 19.1%의 가치가 커진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며 주가 밸류에이션을 뒷받침하기 위해 물류거점 확보나 IT서비스 사업 인수 등 성장 전략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