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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낭자의 투혼+정설빈의 한방, 만리장성 허물다
입력 2015-08-02 00:01 
정설빈은 1일 2015 여자 동아시안컵 중국과 1차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정설빈(인천 현대제철)의 통렬한 왼발 슈팅이 만리장성을 무너뜨렸다. 남자축구에 이어 여자축구에도 공한증은 있었다. 태극낭자가 웃으며 태극전사에 바통을 넘겼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1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중국 우한의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여자 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중국을 1-0으로 이겼다. 전반 27분에 터진 정설빈의 결승골을 끝까지 잘 지켰다.
역대 전적은 한국의 일방적인 열세. 31경기 맞붙어 딱 3번 이겼다(5무 23패). 하지만 지난 1월 13일 중국 쉔젠에서 가진 맞대결에서는 극적으로 3-2 승리를 거뒀다. 못 넘을 만리장성은 아니었지만,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와 박은선(이천 대교) 등이 빠지며 정상 전력이 아니었다. 더욱이 중국은 홈 텃세까지 갖췄다.
한국은 베스트11에 센추리 클럽 가입을 앞둔 ‘중사 권하늘(부산 상무)를 비롯해 조소현, 전가을(인천 현대제철)까지 빠졌다. 젊은 선수 위주로 내세웠는데, 적극적인 압박 카드는 성공적이었다.
홈과 원정이 뒤바뀌었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서 일방적으로 중국을 몰아붙였다. 전반 12분 중국의 패스 미스로 이민아(인천 현대제철)이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으나 슈팅이 수비수에 막혔다.
두들기니 통했다. 전반 27분 정설빈이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날린 왼발 슈팅이 중국의 골문을 열었다. 중국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야신이 와도 막을 수 없는 완벽한 골이었다. 정설빈의 A매치 12번째 득점.
후반 들어 한국은 중국의 공세에 고전했다. 심서연(이천 대교)이 부상으로 교체되며 전력에 차질까지 빚었다. 위험했다. 벼랑 끝에 몰렸다. 그럴수록 빛나는 투혼이었다. 너무 열심히 뛰었기에 근육 경련으로 쓰러진 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래도 버텼다. 골키퍼 김정미(인천 현대제철)는 몸을 아끼지 않았다. 중국 공격수와 충돌하며 고통을 호소했지만 참고 뛰었다. 막고 또 막았다. 후반 16분과 후반 33분 결정적인 위기도 넘겼다. 추가시간 8분.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었으나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았다.
한국은 중국전 A매치 2연승을 달렸다. 그리고 2년 전 대회에서 1-2로 패했던 걸 깨끗이 설욕했다. 또한, 감동과 재미, 그리고 반전의 드라마를 펼치겠다던 윤덕여호의 도전은 그 꿈을 일단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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