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원자재값 떨어지니 신흥국펀드에 `불똥`
입력 2015-07-31 16:10 
석유, 천연자원, 곡물 등 국제 원자재값이 지속적으로 내리면서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은 신흥국 펀드 수익률이 급락하고 있다. 공급 과잉에 따른 원자재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신흥시장에서의 자금 이탈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3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브라질 펀드 수익률은 -11.55%로 폭락장을 겪었던 중국본토(-5.64%)의 두 배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했다. 중남미 펀드와 신흥국 원자재에 주로 투자하는 글로벌이머징 펀드는 같은 기간 각각 -9.94%, -6.04% 급락했다. 경기 회복 기대감에 연초 이후 20% 넘는 성과를 보였던 러시아 펀드는 최근 3개월간 -12.26%를 기록해 10%대 수익률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해당 지역 펀드들이 최근 수익률 침체에 빠진 이유는 원자재 가격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란 핵협상이 타결되고 최대 자원 소비국인 중국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원자재 수요가 줄어들자 공급과잉이 발생한 것. 이는 원자재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경기 침체와 직결되는 모습이다.
세계 최대 에너지 수출국 러시아는 국가 세수의 절반가량을 담당하는 석유, 천연가스 부문이 모두 부진하다. 러시아 석유값 기준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한 달 만에 17%(배럴당 63.39→53.30달러) 하락했고 유럽을 중심으로 천연가스 수요가 줄어들면서 러시아 재정 수입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브라질 역시 철광석, 설탕, 커피 등 주요 수출 품목인 금속·곡물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무역수지가 악화되면서 최근 한 달 새 보베스파지수가 -5.2% 빠졌다.
원자재값 하락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는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시장에선 지난 한 달간 글로벌이머징, 브릭스, 러시아, 중남미 펀드에서 자금 순유출이 일어난 반면 북미, 유럽, 일본 등 선진시장 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한 주(7월 22~29일)간 글로벌 원자재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12억달러(약 1조4000억원)에 달하며 중남미 펀드(브라질 포함)에서도 1억달러가 순유출됐다.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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