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롯데분쟁 점입가경, 이제는 방계까지 가세해 격화
입력 2015-07-31 15:14 

신동주(61) 전 일본 롯데 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60) 롯데그룹 회장 둘 사이에서 벌어진 ‘형제의 난에 직계 가족을 넘어 방계까지 가세하면서 분쟁이 격화하고 있다.
지난 27일 전세기를 통해 은밀하게 신격호 총괄회장과 함께 일본으로 이동해 정변을 모의한 소위 ‘쿠데타 5인방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과 장녀 신영자 이사장(73), 신영자 이사장의 맞딸 장혜선(46)씨와 신격호 회장의 넷째 동생 신선호(82) 일본 산사스 사장, 5촌 조카 신동인(69)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대행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각자의 이유로 신동빈 회장이 한·일 롯데를 총괄하게 된 것에 대한 반발심을 가지고 가장 상실감이 큰 형(신동주)의 편에 서서 판세를 뒤집어 보려는 시도를 한 것으로 보인다.
쿠데타 5인방 가운데 그동안 세간에 별로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큰 딸인 장혜선씨(46)다. 장씨는 지난 28일 귀국길에 오른 외할아버지 신격호 회장을 어머니인 신영자 이사장과 함께 보좌했다. 당시 신격호회장 뒤에서 입국하는 모습이 사진에도 포착됐지만, 그녀가 신이사장의 큰딸이라는 사실은 언론에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장혜선씨는 동생인 장선윤 롯데호텔 해외사업 개발담당 상무(44)에 비해 외부에 거의 노출된 적이 없다. 현재 독신이며 미국에서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 정도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롯데 측은 신격호 회장 입국 당시 외손녀 장혜선씨도 함께 입국한 것은 맞으나 어머니와 외할아버지를 챙기기 위해서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롯데에서 일한 경력은 없지만 장씨가 롯데와 아예 연결고리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일단 30년가까이 롯데 쇼핑에 몸담아 오며 롯데백화점을 1위 그룹으로 키워온 어머니 신영자 이사장이 2006년 롯데 쇼핑 상장을 앞두고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게 된 데 대해서도 어머니 못지않은 서운함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일각의 평가다.
또 그녀는 어머니 신영자 이사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시네마통상과 시네마주주의 지분 5~7%를 보유중이다. 시네마푸드·시네마통상은 팝콘과 콜라를 유통하는 회사로, 주로 롯데시네마내의 매점을 운영하며 연 250억원대 매출을 올렸던 회사지만 ‘재벌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비난으로 롯데시네마가 매점을 직영체제로 바꾸면서 매출이 확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동빈·동주 형제의 작은아버지이자 신격호 총괄 회장의 넷째 동생인 신선호 사장 역시 ‘뉴 페이스로 등장한 인물이다. 신선호 사장도 시네마푸드 지분 5% 이상을 보유중이다. 그는 이번 거사에서 핵심 브레인(Brain)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 28일 신 총괄회장 입국 당시에는 공항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신선호 사장이 신동주 전 부회장과 일본에서 하루 더 머물어 외부에 최대한 자신이 노출되지 않게끔 하려는 시도였다고 보고 있다.
신선호 사장은 과거 일본 롯데에서 근무하며 롯데리아를 키운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신 총괄회장의 둘째·셋째·다섯째 동생인 故신철호 전 롯데사장, 신춘호(85) 농심그룹 회장, 신준호(74) 푸르밀 회장이 여러 이유로 형과 등을 돌리게 된 데 반해 유일하게 좋은 관계를 유지해 온 인물이다. 신춘호 농심 회장은 지난 1960년 롯데에 재직하고 있던 당시 라면사업을 시작하면서 신 총괄회장과의 관계가 틀어져 교류가 전혀 없다. 이후 신춘호 회장은 부친 제사에도 전혀 참석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막내 신준호 회장은 신격호 회장의 두터운 신뢰를 받아왔지만 1996년 서울 양평동 롯데제과 부지 소유권을 두고 법정 다툼을 벌인 후 역시 사이가 벌어졌다. 이후 신준호 회장은 롯데 요직에서 밀려난 후 2007년 롯데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롯데우유(현 푸르밀) 회장으로 취임했다. 신철호 전 롯데 사장은 1958년 신 총괄회장이 국내에 없는 사이 서류와 도장을 위조해 롯데를 인수하려다가 형에게 들켜 구속된 적이 있다.
하지만 신선호 사장도 롯데에 상처를 받게 되는 결정적인 ‘사건이 생긴다. 첫째딸인 신유나씨의 남편 이호진씨가 태광그룹 회장이던 2007년 당시 우리홈쇼핑(현 롯데홈쇼핑)을 놓고 롯데 인수 대결을 벌이다 소송전까지 치뤘지만 결국 롯데의 승리로 끝이 난 것. 당시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셔틀경영을 하던 형 신격호 총괄 회장보다는 한국 롯데를 이끌며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추진하며 사세를 키우는 조카 신동빈 회장에게 우리홈쇼핑을 ‘뺏겼다는 서운한 감정을 가질 수 밖에 없게 된 셈이다.
신동주·동빈 형제의 6촌 형이자 신격호 회장의 5촌 조카인 신동인 롯데 자이언츠 구단주 대행은 과거 롯데쇼핑·롯데호텔 경영관리본부 사장을 거쳐 신격호 총괄회장의 최측근 보좌역인 그룹기획조정실 사장, 롯데제과 사장을 맡는 등 광폭 활동을 펼쳐왔지만 역시 한국 롯데가 ‘신동빈 체제로 전환된 시점인 2005년 부터 직함을 내려놓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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