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장난 기상관측기 '부품 돌려막기' 논란
입력 2015-07-31 08:00  | 수정 2015-07-31 10:48
【 앵커멘트 】
요즘 기상청 예보가 자꾸 빗나가면서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대당 9억원이 넘는 기상관측기가 고장나자 멀쩡한 다른 장비에서 부품을 빼서 수리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윤범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파주기상대 꼭대기에 설치된 윈드 프로파일러란 장비입니다.

대기 5km까지 전파를 쏘아 측정한 자료를 기상청 수퍼컴퓨터로 전송하고, 이는 바람, 강수량 등 일기예보의 핵심 자료로 활용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외국산인 이 장비가 고장 났을 때 대체할 부품이 없다는 것.

▶ 스탠딩 : 윤범기 / 기자
- "지난해 12월 작동이 멈췄던 윈드 프로파일러라는 장비입니다. 지금은 추풍령 기상대에서 떼어온 부품으로 정상 작동되고 있습니다."

2003년과 2005년 도입된 장비가 고장나자 가장 최근 도입한 추풍령 기상대에서 부품을 떼어와 수리한 겁니다.


▶ 인터뷰 : 기상청 관계자
- "창원 기상대가 장애가 나면서 고장 난 부품만 빼가지고 창원에 그(추풍령 기상대의) 부품을 껴서 운영하고 있죠."

당연히 부품을 떼어준 추풍령 기상대는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상황.

프랑스 제조업체의 국내 독점 대리인인 K 사가 기상청과 부품 단가 문제로 갈등을 빚으며 유지 보수에 구멍이 뚫린 겁니다.

▶ 인터뷰 : 기상청 관계자
- "한 업체에 딱 걸려 있으니까 추풍령 같은 경우에 고장난 제품을 수리 요구를 하는데 안되는 거예요."

결국 독점업체와 기상청의 기싸움 속에 혈세로 마련한 고가의 장비가 무용지물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범기입니다. [ bkman96@mk.co.kr ]
영상취재 : 김연만 VJ
영상편집 : 송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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