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후계다툼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표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신 회장이 29일 한국·일본 롯데 지배 고리의 핵심인 일본롯데홀딩스의 과반 지분을 확보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신 전 부회장도 30일 3분의 2 지분이 우호세력이라며 이사회 교체를 제안하겠다고 맞섰다.
신 전 부회장은 이날자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과 종업원 지주회(우리 사주)를 합하면 의결권이 전체의 3분의 2가 된다면서 일본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소집해 이사 교체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동생 신 회장을 지지하는 일본홀딩스 이사진을 교체하겠다는 의지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일 신 총괄회장을 앞세워 신 회장을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해임하려다 무위에 그쳤지만 주주총회를 통해 이를 관철하겠다는 것.
신 전 부회장은 지난 28일 동생 신 회장이 긴급이사회를 열어 부친 신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일선 퇴진시킨 행위는 일본롯데홀딩스 정관에 규정돼 있지 않다는 점을 들어 정관 개정을 이유로 주총을 소집하고 그 자리에서 이사 교체를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은 인터뷰에서 신 총괄회장이 일관되게 그 사람(신동빈 등)을 추방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신 회장 역시 일본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열리더라도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신 회장의 측근인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29일 신 회장이 이미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의 과반을 확보했다”면서 신 회장 우호지분이 최대 70%까지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신 전 부회장이 우호지분을 아무리 많이 확보한다 해도 절반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 7명이 모두 각 지분 보유 세력의 대표로 구성된 상황에서 신 회장이 지난 28일 긴급 이사회를 통해 이미 신 총괄회장을 제외한 5명의 지지를 얻은 만큼 주총에서 이변은 없을 것이란 주장이다.
롯데그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향후 후계구도의 핵심 열쇠가 될 수 있는 일본롯데홀딩스 지분 구조와 관련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우호 지분이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보다 우세하다고 재차 반박했다.
롯데그룹은 보도자료에서 "지난 15일 일본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의 신동빈 회장 대표이사 선임과 28일 이사회에서의 구두 해임 무효 결정은 (신 회장의) 우호 지분이 우세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세한 지분 내역에 대해선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밝힐 일"이라고 덧붙였다.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이 자신이 해임된 이유가 신 회장 등의 경영성과 왜곡 때문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선 "신격호 총괄회장의 신 전 부회장 해임 건은 일본롯데의 실적 부진에 따른 것이라고 경영 성과에 대한 결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중국 사업 등 한국 롯데 실적을 아버지 신 총괄회장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신 전 부회장의 주장과 관련해선 "총괄회장은 매번 계열사 보고 시 사업실적을 보고받아왔다"며 "보고가 누락되거나 거짓 보고가 있었다는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해외 매출 11조원 중 30%가 중국에서 이뤄질 만큼 롯데그룹의 중국 사업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의 해임을 이미 지시했다는 신 전 부회장의 주장에 대해 "신 전 부회장과 일부 친족들이 고령으로 거동과 판단이 어려운 총괄회장을 임의로 모시고 가 구두로 해임발표를 유도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롯데그룹은 "차후에 개최될 임시 주주총회는 현재 일본롯데홀딩스의 정관규정에 없는 명예회장직을 신설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 외 구체적인 주주총회 안건과 개최 시기는 일본롯데홀딩스 이사회 등에서 향후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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