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과거사 인정해야” 한일 지식인, 5년만에 또 한목소리
입력 2015-07-29 17:55 

한국과 일본 지식인들이 일본의 과거사 인정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5년 만에 다시 냈다.
‘한국병합 100년 한일 지식인 공동성명 발기위원회는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가 역행하는 상황을 우려하며 ‘2015년 한·일 그리고 세계 지식인 공동성명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역사수정주의·‘적극적 평화주의를 내세우며 과거는 덮어두고 미래로 가자는 논리를 펴지만 역사적 진실로서의 과거는 은폐될 수 없고 오히려 이를 인정하고 진정으로 반성할 때 과거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약 5년 전인 2010년 양국 지식인은 한국병합의 불법성을 인정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이들은 광복 70주년, 한일협정 50주년을 맞는 2015년에는 양국 관계가 큰 진전을 이루길 기대하며 ‘2010년의 약속, 2015년의 기대라는 표어 아래 매년 학술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최근 일본의 극심한 우경화와 이에 대한 주변국의 반발로 한·일 관계가 경색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5년 만에 또다시 성명을 내놓게 된 것이다.
위원회는 과거청산 문제로 인한 이웃나라와의 분쟁은 국가적 군사충돌로 발전할 위험성을 안고 있다”며 이번 성명은 동아시아가 서구의 기술문명을 피동적으로 수용하던 역사에서 벗어나 평화지향의 새로운 문명사를 스스로 쓰길 촉구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를 과거에서 자유롭게 하고 미래를 과거에서 해방시키는, 동아시아의 ‘과거로부터의 자유는 찬란한 ‘시빌 아시아(Civil Asia) 시대를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인 오는 8월 15일을 기념해 내놓을 이른바 ‘아베 담화와 관련해선 미래는 과거를 덮어두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청산하고 말하는 것”이라며 아시아와 역사적 화해에 성공하는 담화를 기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성명에는 김영호 전 유한대 총장, 고은 시인, 백낙청·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 아라이 신이치(荒井信一) 스루가다이대 명예교수 등 한·일 명망 있는 지식인들이 대거 참여했다. 세계적 언어학자인 놈 촘스키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의 유수 학자들도 뜻을 함께했다.
와다 교수는 일본에서는 자국 지식인이 이런 성명을 발표하는 것에 큰 저항이 있다”며 하지만 지식인은 비판적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이미 1차 성명에 524명이 서명했고, 추가 서명을 받고 있어 그 수는 훨씬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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