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SC회장 내달 방한…`한국 철수설` 진화 촉각
입력 2015-07-29 17:26  | 수정 2015-07-29 19:38
빌 윈터스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신임 회장(사진)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다음달 한국을 방문한다. 윈터스 회장은 지난 6월 전임 피터 샌즈 CEO에 이어 그룹 수장 자리에 올랐다.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SC그룹의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은행) 철수설이 윈터스 회장 방한으로 잦아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SC그룹은 다음달 윈터스 회장의 한국 방문 일정을 최근 확정했다. 아직 세부 일정까지 나오지는 않았으나 윈터스 회장은 다음달 15일 전후로 한국에 도착해 주요 고객사 미팅을 하고 한국 임직원과 허심탄회한 얘기를 하면서 한국SC은행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관건은 방한한 윈터스 회장이 무슨 얘기를 할 것이냐로 쏠린다. 가장 큰 관심은 끊이지 않고 쏟아져나오는 SC은행 철수설을 어떻게 잠재우느냐다.
지난달 SC그룹은"SC의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한국 시장은 중요하다. 철수 계획이 없다"는 내용의 공식 보도자료를 낸 바 있다. 그만큼 한국법인 철수설이 시장에 널리 퍼져 있다는 뜻이다.
SC은행 관계자는 "근거 없는 소문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어 더는 좌시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SC그룹이 글로벌 전략 차원에서 한국에서 손을 털고 나가려 한다는 내용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불길 진화에 나선 SC은행 노력에도 시장에서는 여전히 "철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감돈다. 가장 큰 원인은 단기간 내 가파르게 추락한 실적이다. 2012년 2344억원에 달했던 SC은행 영업이익은 지난해 마이너스 127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정규직 직원은 2012년 5173명에서 지난해 말에는 4996명으로 200명 가까이 줄었다. 조직 슬림화 작업에 나섰다는 얘기다.
대표적 친한파로 알려졌던 샌즈 회장이 물러난 것은 불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다. SC그룹 전체를 놓고 판을 짜는 새 회장 머릿속에 자칫 한국이 배제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문 출처를 가늠할 수 없는 '카더라 통신'은 다음달 윈터스 회장 방한 일정과 맞물려 진위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윈터스 회장이 공식 석상에서 "한국 시장 철수 계획이 없다"고 발언하면 어수선한 분위기를 단숨에 정리할 수 있다. 윈터스 회장이 한국에 와서 직원들을 격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상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더욱이 올해 초 박종복 SC행장이 취임하면서 분위기는 좋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 영업이익으로 32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SC은행은 태블릿PC 기반 뱅킹시스템인 '모빌리티플랫폼'을 밀고 있다. 비대면 채널로 예금 상품에 가입하고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핀테크 서비스다. 출시 1년 만에 5만건 이상 신규 거래 실적을 냈다. 현재 이 분야 영업직원은 540명인데 내년 말까지 이를 1600명으로 늘리겠다는 각오다.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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