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유통가에 부는 ‘정정당당한 새치기’ 바람
입력 2015-07-29 17:00 

‘정정 당당하게 새치기하자
국내 식음료 매장을 중심으로 사전 결제 후 매장에서 줄을 서지 않고도 손쉽게 제품을 찾아가는 ‘스마트 픽업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주로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미리 주문을 하므로 일명 ‘새치기 앱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이는 남들 눈치 볼 필요가 없는 정당한 새치기다.
그같은 IT서비스는 커피나 아이스크림 매장처럼 특정 시간에 사람들이 많이 몰릴 때 길게 줄을 서야 하는 현장에서 자주 애용되고 있다. 포문을 연 건 스타벅스다. 지난해 5월 국내 740여 개 모든 스타벅스 매장에서 실시된 ‘사이렌 오더는 매장 방문 전에 소비자가 앱으로 커피 메뉴를 골라 결제한 뒤 매장에서 제품을 찾아가는 서비스다. 결제를 마친 소비자가 매장을 찾으면 현장에 설치된 무선근거리 통신장비가 자동으로 작동해 고객 휴대폰에 안내 문자가 뜬다. 소비자는 이미 주문을 마쳤기 때문에 주문대기줄에 서 있을 필요 없이 픽업 데스크에서 곧장 제품을 받아들 수 있다.
이 서비스는 1년만인 올해 4월 누적 사용건수 100만건을 돌파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심지어 스타벅스 본사가 있는 미국으로도 해당 서비스가 역수출되기도 했다. 정당한 새치기가 가능해 시간을 대폭 절약할 수 있게 되자 이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호응도는 크게 올라갔다. 이에 다른 식음료 매장들도 유사 서비스 도입을 서둘렀다.
SPC그룹 아이스크림 매장인 배스킨라빈스는 이달 1일부터 모바일 사전예약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름은 ‘해피 오더다. 기존에 SPC가 운영하는 ‘해피포인트 앱을 휴대폰에 내려받아 배스킨라빈스 매장과 주문 메뉴를 고른 뒤 결제 후 매장을 찾으면 된다.사이렌 오더와 다른 점은 예약 시간을 미리 설정한다는 점이다. 해당 시각에 맞춰 매장을 찾으면 미리 완성된 아이스크림 제품을 바로 픽업할 수 있다. 특히 해피 오더는 수령 고객에게 안내메시지를 문자로 전송하는 형태여서 소비자가 이를 지인에게 선물용으로도 보낼 수 있다.

이 서비스는 한 달만에 누적 주문건수 3만건을 돌파했다. 배스킨라빈스가 이 기간 해피 오더로 올린 매출만 3억원이 넘는다. 배스킨라빈스 관계자는 서비스 실시 초기부터 소비자 반응이 뜨겁다”며 해피 오더가 새로운 결제수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할리스커피도 최근 ‘시럽 오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앱을 사용하면 소비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가까운 할리스커피 매장을 바로 검색할 수 있고 메뉴 주문과 결제가 가능하다. 매장에 들러 제품을 곧장 받아가는 것도 다른 서비스와 유사하다. 특히 결제 방법도 신용카드 외에 페이핀이나 OK캐시백 등으로 다양하다.
올해 초 ‘마이 키친 앱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가 피자 재료를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한 도미노피자도 이 앱으로 주문한 소비자들에게 방문포장주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가 앱을 통해 원하는 매장과 픽업 시간을 지정한 뒤 매장을 방문하면 제품을 바로 수령할 수 있다.
이같은 서비스는 직장인들이 자주 몰리는 도심 매장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바쁜 직장인들이 출근시간 때 휴대폰 앱으로 메뉴를 고른 뒤 점심시간이나 퇴근시간에 대기시간 없이 물건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장 입장에서도 사전 주문을 통해 소비자 수요를 미리 예측할 수 있어 재료 준비 등에 효율성을 높인다는 장점도 있다.
스마트 픽업 서비스는 비단 식음료 매장뿐 아니라 백화점·편의점 등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온·오프라인 매장 서비스를 연동한 이른바 ‘옴니채널 서비스가 유통업계 신성장동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롯데백화점은 롯데닷컴·엘롯데 등에서 온라인 쇼핑 후 롯데백화점 내 원하는 점포에서 물건을 직접 수령할 수 있도록 한 ‘스마트 픽업 데스크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옴니채널 전략을 그룹 차원에서 전사적으로 추진 중인 롯데그룹은 편의점 세븐일레븐에도 유사 서비스를 마련했다. 이 편의점에서는 온라인 주문 상품을 24시간 언제든 수령할 수 있는 ‘픽업 락커를 운영 중이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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